[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1t트럭의 대명사 포터는 상용차 시장에서 꾸준히 팔리는 인기 모델입니다. 그래도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싼타페 등 인기 모델이 즐비한 현대자동차에서 포터는 만년 2인자였지요. 그런데 지난 6월 낯선 일이 벌어졌습니다. 포터가 월 판매량에서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등을 제치고 월간 판매 1위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포터가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등보다 많이 팔린 건 2004년 8월 이후 8년 10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생계형 모델인 포터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반대로 주요 승용차의 판매는 주춤하면서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내수 불황에 포터는 웃고, 쏘나타, 아반떼는 울게 된 셈이죠.

지난 6월 판매에서 포터는 8491대를 판매해 아반떼(7051대), 쏘나타(7365대), 그랜저(7774대), 싼타페(7558대) 등을 누르고 월간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습니다. 이미 조짐은 보였습니다. 지난 5월 판매에서도 포터는 8337대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많이 팔린 쏘나타(8365대)와의 차이는 단 28대입니다. 5월에 이어 결국 6월 판매에서 쏘나타, 아반떼 등은 포터의 기세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습니다.

현대차 내에서도 포터가 월간 베스트셀링 모델에 오른 건 극히 드문 일입니다. 최근 통계치로 살펴보면, 가장 가까운 시기가 지난 2004년 8월입니다. 2004년으로 돌아가 보면, 당시 인기를 끌던 현대차 대표 모델은 아반떼XD, 뉴 EF쏘나타, 싼타페 등이 있습니다. 클릭, 베르나, 투스카니, 테라칸, 라비타 등 이젠 향수를 일으키는 모델도 널리 판매됐던, 그런 시기입니다.

2004년엔 포터 역시 기념할만한 해였습니다. 포터2가 처음 출시된 해이기 때문입니다. 소위, ‘신차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포터가 1위에 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차효과에 8월 파업 여파까지 겹치면서 결국 8월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올해 6월처럼 포터는 잘 팔리고, 다른 모델은 부진했던, 같은 상황이 펼쳐졌던 셈이죠.

파업 여파에서 벗어난 9월에는 바로 EF쏘나타가 다시 1위에 올랐고, 이후 올해 6월 전까지 8년 10개월 동안 포터가 1위에 오른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올해 6월 포터가 판매 1위에 오른 건 우선 그만큼 포터의 인기가 뜨겁기 때문입니다. 불황에는 역시 포터가 인기이죠. 2008년 6만4422대를 기록한 이후 금융위기의 여파를 겪으며 2009년 7만8846대, 2010년 9만4059대, 2011년 9만9453대 등 매년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엔 8만7308대로 주춤하는가 싶더니, 올해엔 상반기에만 4만6671대가 팔렸습니다. 이런 흐름대로 간다면, 다시 상승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입니다.

현대차도 포터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기존 2륜ㆍ운전교습용 모델 판매에 최근 4륜구동 모델을 새로 추가했습니다. 눈길도, 산길도, 언덕길도 다양하게 적응할 수 있는 4륜구동 모델을 추가한 셈이죠. 하이패스 기능을 적용하고 도난 방지용 기능인 ‘이모빌라이저’ 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편의ㆍ안전 사양도 대폭 강화했습니다. 1565만~1758만원(이하 슈퍼캡 기준)으로, 기존 2륜구동 모델 판매가격 1375만~1640만원과 200만원 내외 차이에 그치니, 4륜구동이고 각종 첨단사양까지 고려하면 상당히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보입니다.

포터의 판매량은 크게 늘고 있지만, 다른 현대차 내 경쟁(?) 모델 판매는 주춤한 것도 포터가 1위에 오른 이유로 꼽힙니다. 경기 불황으로 포터는 인기가 늘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승용차 등 다른 모델 판매는 주춤하게 된 셈입니다.

6월 판매에서도 아반떼, 쏘나타 등 최근 현대차 판매를 주도한 모델들이 각각 전월 대비 14.5%, 12% 감소했습니다. 그랜저는 전월과 동일한 판매량을 기록, 제자리에 머물렀죠. 올해 판매량을 뒤흔들만한 주요 신차 출시 예정도 없어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