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하반기 수출에 빨간불이 커졌다. 엔ㆍ달러 환율이 심리적 기준점인 달러 당 100엔을 다시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단순 반등이 아닌 일본 정부가 의도했던 기존 엔저 흐름으로의 복귀라는 해석이다. 세계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한국 수출 제품들의 타격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여기에 포르투갈의 연정 붕괴 위험에 따른 유럽 재정위기의 재악화 가능성과 이집트의 정정 불안으로 인한 유가 상승, 브라질, 인도, 중국 등 신흥국 발 국제금융시장 불안 요인도 잠재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
▶美 출구전략에도 달러 당 100엔 재돌파=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 당 101.19엔으로 마감했다. 지난 2일 100엔대를 약 한달 만에 재돌파한 엔화의 약세가 그 기세를 굳히고 있는 셈이다. 과거 엔화 가치는 달러 당 70~80엔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아베 정권이 재등장하면서 빠르게 절하돼 올해 5월 9일 약 4년 만에 달러 당 100엔을 돌파한 바 있다.
이후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거론되면서 엔화는 93.77엔(6월13일)까지 절상됐지만 한달도 지나지 않아 재빠르게 100엔대로 귀환한 것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전망은 엔화가 단기적으로는 외부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큰 흐름으로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7월 초 현재 IB 14곳의 엔ㆍ달러 환율 전망은 3개월 뒤 달러 당 평균 102.64엔이다. 6개월 뒤엔 104.83엔, 9개월 뒤엔 106.00엔, 12개월 뒤에는 108.75엔에 달한다.
▶유럽ㆍ중동ㆍ남미…세계경제 악재 속출=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포르투갈의 연정 붕괴 가능성에 유럽 경제가 다시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집트 군부의 쿠데타로 유가에 이상징후도 감지되고 있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자금 유출도 한국에는 단순한 잠재 변수 이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포르투갈은 그리스보다 경제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연정이 붕괴하면 유럽 재정위기가 위험 수준으로 다시 악화할 수 있고 이집트 쿠데타도 잠재적 유가 인상 요인이라는 점에서 최악의 경우 3차 오일쇼크 가능성까지 상정해봐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이런 요인을 두루 감안해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계획을 마련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ㆍ일 경합업종 수출 어떡해= 엔저는 아직까지 한국 수출에 본격 타격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움직임이 실물경제로 전이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간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하반기 한국의 수출에 엔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기업들이 2분기부터 하나 둘 단가 인하에 나섰기 때문. 단기 인하와 수출 실적의 시차가 5~7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악영향이 나타난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철강과 함께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분야에서도 하반기부터 분명히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실적으로는 우리가 대응할 조치보다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최대 변수로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양적완화 조기 축소가 현실화하면 엔화의 강보합세 전환으로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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