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tvN ‘꽃보다 할배‘는 여느 리얼 버라이어티들이 시도하고 있는 각종 게임과 설정(콩트)을 하지 않고도 재미를 주고 있다. 특별하게 웃음을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인생을 오래 산 사람들의 즉각적인 대화가 오히려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거기에 젊은이들에게 한껏 하고싶은 것을 해보라고 체험기처럼 몸소 일깨워주는 ‘구야형’ 신구의 말씀에는 묘한 울림이 있다.
19일 방송된 ‘배낭여행 프로젝트 제1탄’ ‘꽃보다 할배’ 3회에서는 베르사이유 궁을 방문한 할배들의 여정이 그려졌다. 그동안 근엄한 모습으로 일관했던 H3 박근형이 서진에게 즉석 만남을 주선하고, 아내와 통화중인 신구 형님에게 과음 사실을 고자질 하는 등 카리스마 본능을 드러낸 장면이 전파를 탔다. 때론 화도 내고 고자질도 하지만 무심한 듯 시크하게 할배들의 숨은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근형 할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됐다.
이서진은 입장권 구입, 차 렌트, 운전기사 역할, 새로운 숙소에 도착해 할배들 짐 운반 등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안쓰러움과 웃음을 동시에 안겼다. 현지에 최적화된 내비게이터 역할을 하면서도 이내 ‘멘붕’ 사태에 빠지는 이서진의 복잡한 심경을 제작진이 세심하게 캐치해낸 것. 할배들이 미안해할까 본인이 직접 짐을 운반하고도 스태프가 가져다준 것처럼 배려하는 훈훈한 모습은 그의 또다른 매력이었다.
TGV(테제베)를 타고 아름다운 ‘쁘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로 가 렌터카를 빌리고, 할배들을 태워 숙소까지 돌아오는 여정은 특히 이서진에게는 만만치 않았다. 이서진은 큰 고생을 했지만 밖으로 드러낼 수가 없었다. 진짜 생고생 여행은 이서진이 다하고 있다.
이날 ‘꽃보다 할배‘는 전국기준 평균 시청률 4.5%, 최고 시청률 6.1%를 기록했다.(AGB닐슨 미디어 리서치, 케이블 가입가구 기준) 수도권에서는 가구 기준 평균 5%를 넘겼으며, 케이블 가입가구 평균 5.6%, 최고 시청률은 7.9%까지 치솟았다. 방송 시작 이래 연속 3주동안 남녀 20대 이상 전 연령별 시청률도 동시간대 1위를 휩쓸었다.
이번 3회는 여성 타깃 시청률에서 상승 추이를 보였다. 우리네 아버지, 할아버지들의 배낭여행기가 효심을 자극하고, ‘인공지능 어른 공경 모드’로 극진히 할배들을 모시는 이서진의 매력이 여심을 사로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이게 우리 인생 마지막 기회가 아니겠냐는 말이 왠지 짠했다”, “웃으며 봤지만 보는 내내 인생을 배우게 된다. 할배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활약하셨으면 좋겠다”, “청국장처럼 깊은 노년의 우정에 감동했다. 존경스러운 분들”이라며, 가슴 뭉클한 노년의 여정과 그들의 진한 우정을 응원했다.
한편, tvN ‘꽃보다 할배’ OST인 주현미의 ‘2013 대지의 항구’가 ‘꽃할배’의 이야기와 닮은 가사로 인기를 얻고 있다.‘꽃할배’들과 이서진이 TGV를 타기 위해 파리 동역으로 이동하는 지하철 장면에서는 ‘쉬지 말고 쉬지를 말고 달빛에 길을 물어 꿈에 어리는 꿈에 어리는 항구 찾아 가거라’라는 가사가 등장했는가 하면, 스트라스부르로 향하는 TGV에서 담소를 나누며 함박웃음을 짓는 ‘꽃할배’들의 모습에서는 ‘인생은 모두의 즐거운 잔치 힘껏 흔들어 다 같이 내일 일은 모르는 인생. 바람을 따라 길 따라 가네 눈 깜빡 할 새 시간은 갔네 복잡한 세상 기막힌 세상 흘러들 갔네’라는 가사 부분이 선보여 흥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주현미의 ‘2013 대지의 항구’는 ‘버들잎 외로운 이정표 밑에 말을 매는 나그네야 해가 졌느냐 It‘s so Real Ye!’ 라는 가사로 방송 시작 부분과 마지막 엔딩 부분을 장식, ‘꽃보다 할배’를 대표하는 주제곡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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