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범접하기 힘든 인상을 지녔지만, 마음만은 푸근한 남자.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대비되는 따뜻한 심성, 그리고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연기력을 소유한 배우 마동석의 이야기다. 장르를 불문하고 다수의 작품 속 빛나는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마동석은 최근 시한부 소재를 다룬 영화 ‘뜨거운 안녕’에서 호스피스 병동 환자 무성을 연기했다. 전직 조폭 출신으로 거친 성격을 지녔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심성이 따뜻한 인물이다. 기존의 캐릭터보다 한층 더 깊어진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마동석은 “마음을 조금 편하게 내려놓고 봤다”고 말했다. 이는 곧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는 것을 뜻했다. 하지만 남택수 감독의 연출력과 촘촘한 전개는 마동석의 마음을 울렸다.
“철저히 관객 입장에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냉정해지려고 노력했지만, 저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하더라고요. 제 옆에 남자분이 있었는데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마음을 움직이는 부분이 있는 것 아닐까요?”
‘뜨거운 안녕’은 전반부 소소한 코믹 코드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들의 사연과 코 끝 찡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며 가슴을 울린다.
“작위적인 감동 스토리가 아니여서 다행이에요. 전반부에 유머가 많으니까요. 어쩔 수 없는 눈물 포인트가 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잖아요. 저도 죽음을 앞둔 사람을 연기했지만 맘 속으로는 ‘주변 가족이 아프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멀쩡하게 살고 있어도 불평 불만이 많은데 말이죠. 많은 분들이 보시면서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영화의 중간 중간 마동석의 깨알 같은 애드리브가 빛난다.
“감독님과 늘 상의를 거쳤죠. 영화를 재밌게 해야 하지만, 내용 상 심한 코미디는 안 되잖아요. 임원희 선배와 (이)홍기와 함께하는 신에서 애드리브를 많이 넣었어요. 또 무성이 식칼을 들고 있는 장면 있죠? 그것도 애드리브랍니다.(웃음)”
사실 영화의 주연은 이홍기다. 아역배우로 데뷔하긴 했지만, 지금은 밴드 FT아일랜드 멤버로 수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아이돌이다. 이홍기가 주연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홍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어요. 영화는 온전히 감독님의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웃음) 홍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형들이 도와주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다행히도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서로 개그욕심이 있어서 더 좋았죠. 분위기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특히나 마동석과 이홍기의 투샷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홍기가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죠. 그러고 나서 합을 맞췄고요. 제가 딱히 디렉션을 준 적은 없어요. 그냥 상황마다 조금씩 알려준 건 있어도요. 홍기도 열심히 본인 스스로 노력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 영화가 잘 나온 것 같아요.”
마동석은 실제로 ‘죽을 뻔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과거 이종격투기 선수들의 트레이너로 활동한 적 있는 그는 미국에서 생활할 당시 근육 마비를 겪었다고 했다.
“운동할 때 근육에 마비가 온 적이 있었어요.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는 거예요. 그러다가 기억을 잃으면서 ‘아 이제 죽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눈을 뜨니까 병원이었어요. 그런 경험을 하고나서 지금은 좀 더 건강에 신경을 쓰는 편이죠.”
많은 작품 속 과감한 액션을 소화한 배우 마동석. 웬만한 액션은 스스로 소화하려고 하는 편이란다.
“아무래도 출신이 그렇다보니 처음에는 몸을 혹사하는 역할들이 많이 들어왔죠. 계단도 구르고 오토바이도 험하게 타는 역할이요. 그런데 영화를 하다 보니까 제가 나서지 않고 스턴트 배우분들에게 맡기는 게 좋을 때도 있더라고요. 영화적으로 완성도가 더 탄탄해지기도 하고요. 또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해야 하니 몸 관리에 조금은 더 신경 써야겠더라고요. 요즘도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요. 건강관리만큼 중요한 게 없죠.”
남자답고 호탕한 그의 성격은 스크린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때문에 극 중 배역과 실제 성격이 “똑같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듣기도 한다.
“그런가요?(웃음) 아무래도 캐릭터의 모습과 조금씩은 닮은 부분이 있겠죠. 기본적인 제 성격은 인간관계에서는 단순하고, 긍정적인 편이에요. 원만하죠. 예전에는 다혈질인 성향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없어졌어요. 하하. ‘반창꼬’에 소방대장도 ‘노리개’의 기자도 그리고 지금의 무성도 조금씩은 제 모습과 닮았죠. 연기를 할 때마다 최대한 솔직하게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인간미 있게요. 하하.”
어느 덧 불혹의 나이 마흔을 훌쩍 넘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 생각은 아직 없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일에 더 열중할 계획이라고.
“지금은 결혼 생각이 없어요. 제 일만 하기에도 바쁘니까요.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결혼을 의무적으로 하고 싶진 않거든요. 아내와 아이들을 일 때문에 자주 못보고..이런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당장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고요. 여유가 있을 때 계획을 한 번 세워봐야겠죠?”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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