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지난 3월 25일 남편이 부인의 갈비뼈를 부러뜨리고 눈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웃의 112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서울 강서경찰서 직원들은 아무일도 없다는 부부의 말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보통112 신고 사건의 경우, 현장에 출동한 뒤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으면 종결되기 마련이지만, 강서서 아동ㆍ여성계 직원들은 다음날 부인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부인은 그제서야 속내를 털어놓으며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 놓았다. 남편은 상해 혐의로 입건됐으며 부인은 치료비 지원과 가정폭력 상담기관과 연계돼 상담까지 받을 수 있었다.
전화 한 통화로 이어지는 치안 에프터서비스(After Service)로 가정폭력에 노출된 여성에게 의료비지원과 상담지원까지 이어진 사례다. 이 치안서비스는 지난달 22일 부터 서울시 31개 경찰서에서 실시되고 있다. 이 제도는 50대 여경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 여경은 치안서비스 제안으로,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표창도 받았다. 주인공은 서울 강서경찰서 아동ㆍ여성계 김미숙(53ㆍ여ㆍ사진) 계장이다.
평소 ‘아줌마스러움(?)’으로 동료 직원들에게 악명이 높다고 자평하는 김 계장.
김 계장이 강서서 아동 여성계에 치안에프터서비스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아줌마 특유의 ‘오지랖’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 일까요. 참견을 자주하게 되요. 직원들에게 아줌마 티내지 말라는 농담 어린 핀잔도 많이 들어요. 2010년 발산 지구대에 근무했을 때였어요. 가정폭력 사건으로 신고가 들어왔어요. 아무일도 아니라고 해서 걱정이 되는 거에요. 그 다음날 ‘혹시 별일 없으시냐’며 전화를 했어요. 아줌마가 펑펑 울면서 하소연을 하는거에요. 그래서 이야기도 들어주고, 강서ㆍ양천의 전화에 연결 해준 것이 발단이 됐죠.”
8년동안 지구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던 김 계장은 지난해 11월 강서 경찰서 아동ㆍ여성계장으로 발령받은 후, 이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1월부터 4월31일까지 강서경찰서에 가정폭력으로 들어온 112 신고는 428건이며 이중 형사입건이나 임의동행까지 간 건수는 54건이다. 나머지는 단순 신고로 끝날 뻔한 사건이었으나 강서경찰서의 치안에프터서비스로 37의 피해자들이 상담지원센터 등과 연계 됐다.
김 계장은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 다음날 전화를 하면 경찰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우가 생기더라”면서 “적은 인원이라도 경찰의 전화 한 통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건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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