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된 ‘정년 60세 의무화’ 법안에 대한 대응을 놓고 기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가운데 국민은행의 제2노조가 “임금피크제를 무효화하라”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 갈등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2노조인 KB노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국민은행을 상대로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29일 밝혔다. KB노조는 현재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할 청구인단을 계속 모집하고 있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된 임금피크제에 따라 국민은행 직원들은 만 55세가 되면 정년은 60세로 연장되는 대신 보수는 임금피크 직전 평균임금의 30개월분을 정년까지 나눠 지급받는다. 60개월을 일하고 30개월분의 임금만 받는 것이다.
KB노조 관계자는 “근무기간은 연장되는 반면 임금은 삭감된다는 점에서 사회상규 및 상식에도 용인될 수 없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이 같은 소송을 제기한 것은 ‘정년 60세 연장법’이 국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입법안은 정년 연장을 못박으면서도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서는‘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모호한 조항을 남겨 공을 노사 협상에 넘겼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해당 기간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노조 측은 그러나 오래 일한 직원일수록 일에 대한 숙련도가 높은 만큼 정년 연장을 대가로 임금을 깎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처럼 임금피크제를 이미 도입한 곳은 그나마 다행이다. 아직 이를 도입하지 않은 곳은 임금지급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 예상된다. 만약 노사가 정년법 시행일인 2016년 1월1일까지 임금피크제에 합의를 보지 못하면 노동자 측은 임금삭감 없이 6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게 된다. 이는 기업이 상정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이 앞다퉈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정년 연장법을 계기로 제도 개선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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