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말하는 외국 사례
선진국의 경우 부동산 PF사업은 주로 전문 개발업자가 주도한다. 나라마다 전문 개발업자의 특성은 조금씩 다르다. 미국의 경우 맨해튼 5번가에 있는 트럼프타워로 유명한 트럼프 그룹은 호텔과 고급콘도미니엄 사업으로 명성을 쌓은 전문 개발업자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대규모 개발업자는 대부분 금융기관의 자회사이다.
네덜란드에서 개발업자 서열 1위인 ING부동산개발회사는 ING은행을, 서열 2위인 Bouwfonds MAB는 라보은행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 일본에서 아크힐스와 롯폰기힐스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모리빌딩은 도시개발 전문업체이다.
선진국의 경우 개발회사와 건설회사는 분업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개발회사는 개발 사업을 구상하고, 투자자를 유치하며, 개발한 부동산을 임대 또는 분양하는 총괄기능을 수행한다.
개발회사가 주도하는 AMC는 SPC 설립을 통해 자기자본 이외에 연금기관, 건설사, 생보사 등 다양한 유형의 외부 자금을 투자 형식으로 유치한다.
개발업체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사업 초기에 투자유치 과정부터 여러 단계에 걸쳐 개발사업의 사업성 검증이 따른다.
그 과정에서 개발 사업의 수익성을 최대로 올려야 하기 때문에, 개발업자는 땅값과 공사비 등 사업비용은 최소한도로 줄이려 한다. 반면에 건설회사는 건설비용을 최대로 늘려야 매출수익이 늘어날 수 있다.
개발회사와 건설회사의 분업체계를 유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로 간에 이해가 상충되기 때문이다. 31조원의 사업규모인 용산 PF사업의 AMC인 용산역세권개발회사의 참여주체는 삼성물산, 롯데관광개발, 코레일이다. 이들 AMC가 과연 전문 개발업자로서 선진국의 개발업자와 비교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SPC의 자기자본 구조=미국의 경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전에는 PF사업 개발주체인 SPC가 총사업비의 30% 정도를 부담하였다. 이후 사업건전성 기준이 강화되면서 SPC의 자기부담 비율이 평균 45%로 늘어났다.
네덜란드는 SPC가 총사업비의 35%를 부담하고, 일본도 SPC가 총사업비의 30% 이상을 부담한다. 용산 PF사업의 SPC인 드림허브PFV에는 코레일 등 30개사가 출자하였다. 초기 자본금은 1조원으로 총사업비의 3% 수준에 그쳤다.
코레일이 영업정상화 조건으로 자본금을 5조원 규모로 증액하기로 하였지만 여전히 총사업비의 16% 수준이다. AMC가 SPC에 출자하는 비율은 선진국에서는 평균 10%(미국)~30%(네덜란드와 일본) 이상이다.
총 사업비를 기준으로 할 경우 AMC가 총사업비의 9% 정도를 부담하는 셈이다. 선진국의 경우 사업주체인 AMC의 자기자본비율이 이처럼 높기 때문에, 자금력이 있는 대형 개발업자 위주로 개발사업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은행권의 부담이 줄어들어 안정적인 PF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용산 PF사업 AMC의 자본금은 롯데관광개발이 21억원, 코레일이 9억원을 출자하여 총 30억원이다. 용산 PF사업 총사업비의 0.0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개발사업 평가제도=선진국에서 PF사업 평가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개발회사의 사업수행능력 평가이고, 다른 하나는 개발사업의 사업타당성 평가이다. 개발사업 평가에서 개발주체(SPC 및 AMC)의 안정적인 자기자본비율이 평가기준에서 가장 주요하게 고려되는 항목이다.
여기에는 건설사 지급보증 등 시공사와 관련된 항목은 거의 없다. 사업성 자체에 초점을 둔 PF사업 본연의 대출 형태가 이뤄진다.
미국의 경우 사업수행능력 평가에서는 개발업자의 기존실적, 사업능력, 담보능력 등이 중요하게 고려된다. 개발업자의 상환능력, 과거의 상환실적, 특히 적정한 자기자본(총사업비의 약 30%) 확보 여부 등이 사업수행능력 평가에 있어서 주요한 항목이다.
네덜란드의 경우도 유사하다. 개발업자의 재무구조, 재정상황, 개발실적, 시장명성 등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개발실적과 개발경험이 없는 신생 개발업체에 대출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작은 개발사업부터 시작하여 네트워크를 통한 투자자금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등 개발시장에서 신뢰도와 사업명성을 쌓은 이후에야 비로소 PF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일본의 경우도 네덜란드 및 미국과 거의 유사하다. 선진국의 개발사업 타당성 평가 역시 PF사업의 가능 여부와 직결될 정도로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사업성 평가는 이자율, 공실률, 운영비용 등 거시경제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경제환경 반영지표가 중요한 평가 항목이 된다.
이를 토대로 입지분석 등의 시장리스크를 비롯하여 현금흐름 타당성, 스트레스 테스트, 자금구조 등의 금융분석이 강조된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상환금 대비 지불능력(DSCRㆍDebt Service Coverage Ratio) 등은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에서는 사업성평가 필수항목으로 예상 임대수익, 예상 분양가격, 부동산의 가치 등을 요구한다. 네덜란드에서는 PF대출 심사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분양가 및 임대료 책정의 현실성, 입지, 담보, 선분양 및 선임대 계약서, 예상 분양률 및 임대율 등을 중요한 평가항목으로 판단한다.
금융기관은 PF대출 심사 시 주택가격 추이, 업무용 및 상업용 부동산투자시장 등에 대한 지역별, 용도별 시장 동향을 활용하여 사업성 지표가 타당한지를 점검한다.
일정수준 이상의 선분양률 및 선임대율을 최소 조건으로 요구하고, 현금흐름모형과 책정한 분양가 및 임대료가 현실적인지를 필수적으로 점검한다. 일본도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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