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애정을 듬뿍 쏟을 수 있을 때,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싶어요.”
사랑이 떠났다. 새로운 사랑을 기다리지만, 지난 사랑에 쏟은 애정을 다시 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만날 생각이다. 그에게 ‘사랑’은 작품이다. 최근 하나를 마쳤고, 아직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 지난 작품을 돌아보며, 곱씹을 때다.
사랑은 작품, 드라마를 마치고 나면 그 잔상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는 배우 윤시윤의 이야기.
# “마지막 회를 본 적이 없어요”
윤시윤은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데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나도, 꽃’, 그리고 최근 최근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된 ‘이웃집 꽃미남’까지 1년에 한 작품씩 활동을 이어왔다.
작품 활동 외에는 브라운관에 좀처럼 모습을 비추지도 않았다.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약 꾸준히 약 1년 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전 작품과 멀어지는 시간이 유난히도 긴 탓이다.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마지막 회를 본 적이 없어요. 끝이라는 서운함 때문에 계속 못 보는 것 같아요”
마지막 회를 보지 못할 정도로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이지만, 다음 작품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기간을 누구보다 잘 활용한다.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시간은 기뻐요. 복싱 선수들이 지독한 감량 끝에 원하는 체급에 통과한 뒤 여유를 갖는 것처럼, 저도 서서히 ‘이웃집 꽃미남’ 속 엔리케 금을 내려놓는 작업을 해야죠. 그 기간에는 다른 사람을 관찰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보기도 하죠. 그리고 카메라 불이 켜졌을 때, 또 다른 인생을 즐기는 겁니다”
# “실패? 치열하게 노력했다는 증거 아닌가요?”
윤시윤은 ‘이웃집 꽃미남’을 두고 “즐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 만큼 캐릭터에 푹 빠졌고,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아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이로써 ‘잘 해야만 한다’는 강박증에서 조금 벗어났다.
“‘제빵왕 김탁구’의 강은정 작가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배우는 작품 속에서 즐겨야 한다’고요. 멋있게 보이려고 연기하는 것이 아닌, 캐릭터에 몰입해서 즐기면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 전까지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심했는데, 그 말씀 덕분에 반성하게 됐어요. 행복하게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죠”
강박증을 벗고 즐기게 된 순간, 더 이상 ‘실패’도 두렵지 않았다.
“작품을 할 때도, 또 들어가기 전에도 ‘나’와의 싸움이 가장 힘든 부분이에요. 예전의 저는 평범한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반성을 하죠. 실패는 노력했을 때 나오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좌절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도전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실패가 없는거니까요. 저 역시 지금도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죠. 실패를 겪기도 했고, 앞으로도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죠. 하지만 그 것 역시 제가 극복해나가는 과정이고, 시도 했기에 실패를 맛 볼 수 있는 것이니까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하겠죠”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좀 더 탄탄한 배우로 성장하기 위해 윤시윤은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여행이다.
“쉬는 동안, 혼자 여행을 많이 해요. 바쁜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아무런 계획을 잡지 않고, 마음을 놓일 수 있는 곳에 3일 정도 떠나요. 그러면 진짜 신기한 게 원래 생각에 없었던, 제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해요”
그는 혼자만의 여행에서 얻은 것이 참 많다. 갈팡질팡 했던 것들도 나 홀로인 시간에서는 답을 얻을 수 있었던 것. 윤시윤은 매우 인상적인 말로 ‘여행’을 표현했다.
“항상 누군가의 누구, 혹은 연기자 윤시윤으로 살다가 여행을 떠나면,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마치 다락방에 숨이 있던 나를 ‘손님들 다 갔으니까 나와’라고 하는 것 같죠”
# “아직은 걸음마 단계..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시트콤을 제외, 국내 드라마 3개를 마친 윤시윤. 어느 정도 현장 분위기에 익숙해졌을 법도 한데, 스스로를 “걸음마 단계”라고 말한다.
“마냥 꿈, 목표를 정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노력을 하다보면 일정 부분 그림이 그려지는 게 아닐까요? 제 20대의 꿈은 항상 ‘성장하는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예요. 체력을 단련하고, 열심히 달려 나가는 것 모두 꿈을 위한 노력이죠. 연기자라는 직업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하는 만큼 성실하게, 또 누군가에게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저 녀석도 열심히 사는데’라고 용기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만나 본 윤시윤은 다른 이에게는 관대했지만, 자신에게는 매우 엄격했다. 20대 중반, 높아진 인기만큼 겸손함도 커졌다.
“인기와 물질적인 것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를 있게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되새겨요. 인기와 돈 보다 더 값진 ‘능동적인 삶’을 얻은 것에 감사하죠. 멈춰 있는 건 창피한 것이니, 늘 한 걸음씩 나아가는 배우 윤시윤이 되려고 노력할겁니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사진 김효범작가(로드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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