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없이 취임선서 마무리 취임식은 의회 의사당서 총기규제·이민법 등 난항 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 정오 백악관에서 취임선서와 함께 집권 2기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55분 백악관 블루룸에서 부인과 두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존 로버트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는 4년 전 취임식 당시 로버트 대법원장이 취임선언문 일부를 잘못 말하고 이를 따라 반복하는 실수를 되풀이하지는 않았다. 막내딸 사샤(11)가 “이번에 망치지 않았네요”라고 축하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제대로 했다(I did it)”고 조크하며 환하게 웃었다.
미국 헌법상 신임 대통령 임기는 1월 20일 정오에 시작되는데 올해는 20일이 일요일이어서 백악관에서 취임선서를 먼저 하고 취임식은 21일(한국시간 22일 오전 1시30분)부터 의회 의사당 ‘캐피톨 힐(Capitol Hill)’ 계단에 마련된 특별 무대에서 열린다. 이번 취임식에는 60만~8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전 첫 취임식 때는 사상 최대 규모인 180만명이 운집했다.
▶역사적 취임연설될까=취임식 최대 관심사는 집권 2기를 시작하는 오바마의 취임연설에 담긴 국정 청사진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국민, 우리 미래(our people, our future)’라는 주제로 국민대통합의 미래를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존경하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 선언문에 서명한 지 150년이 되며, 흑인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명연설과 함께 ‘워싱턴 행진’을 한 지 50년이 되는 의미를 담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정치학자인 로버트 댈럭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50년 역사상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이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새 시대를 여는 연설로 강한 기억을 남겼다”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취임식 연설에서 역사적 의미를 담으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낮은 기대치=집권 2기를 시작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월가 금융위기로 흉흉했던 4년 전의 첫 임기 당시에 비해 금융위기는 수습되고 실물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의 기대치는 내려갔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1기 취임식 당시 지지율은 68%, 지난주 지지율은 48%로 20%포인트나 낮아졌다.
미 언론들은 집권 1기에 펼친 의료보험 개혁과 ‘재정절벽’ 협상을 거치면서 깊어진 정치 파행 국면, 그리고 사상 최대로 증가한 국가 부채가 집권 2기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꼽고 있다. 당장 오는 3월 말 협상 시한까지 국가 채무 한도 증액 협상에서 야당인 공화당과 자신이 수립한 의료보험 정책 지출을 삭감하는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총기 규제와 이민법 개혁 등도 진보적인 정책을 펼쳐온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보수 우파의 반발이 강해지면서 난항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정치전문가들은 차기 대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2기에 측근들을 대거 전면에 배치하면서 자신의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됐지만 그만큼 자신의 치적을 후세에 남기려는 과욕과 오만에 빠질 우려가 있고, 행정부 각료들은 집권 2기 피로감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고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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