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마 사고후 한달만에 복귀…‘대왕의 꿈’ 촬영투혼 최수종

“죄송하단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배우 최수종(50·사진)이 양팔에 깁스를 한 채 면구스러운 듯 인사했다. 지난 28일 수원시 매탄동의 KBS1 대하사극 ‘대왕의 꿈’ 촬영지 인근 한 한식당에 나타난 최수종은 한눈에 딱 봐도 완전히 회복된 모습이 아니었다.

최수종은 지난해 12월 26일 경북 문경에 있는 ‘대왕의 꿈’ 세트장 빙판길에서 말과 부딪혀 오른쪽 어깨뼈와 왼손 등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9월 26일 촬영장으로 이동 중 차량 반파 교통사고, 10월 24일 촬영 중 낙마사고로 어깨 인대 파열 등 잇따른 사고로 몸이 편할 날이 없었다.

부상 한 달 만에 촬영장에 복귀하는 최수종은 “병실에서 스태프들이 보내주는 편지, 쪽지를 보면서 한없이 눈물만 흘렸다. 지금도 견갑골 깨진 부분은 수술이 안 돼서 눕거나 할 때 고통스럽다. ‘대왕의 꿈’이 완성되고 좋은 작품으로 남기 위해 빨리 참여해야겠다 해서 촬영에 나오게 됐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최수종은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약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4월 첫 째주 쇄골과 손등에 꽂혀 있는 핀을 뽑는 수술도 예정돼 있다. 담당의사는 “움직이면 안 된다”고 했다. 양팔이 모두 다쳐 링겔을 다리에 꽂았던 그는 지금도 머리 감기, 목욕, 옷입기 등 아내 하희라의 보살핌에 기대고 있다.

최수종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진통제 맞고 소리 지르는 일은 견딜수 있었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일로 정신과 교수와 상담도 받고, 병실에서의 시간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의사,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촬영장에 돌아온 이유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새로운 김춘추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약속을 지켜야겠다”며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 있는 자세를 드러냈다. 배석한 ‘대왕의 꿈’ 연출자 신창석 감독은 “(최수종이) 수술실을 들어갈 때도 손에 대본이 들려 있었다”며 “(최수종이) 돌아 왔을 때 가슴 찌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고마워했다.

최수종은 다음에 또 사극에 출연하겠느냐는 질문에 “말타는 거만 아니면”이라며 웃었다. “의상이나 모든 면에서 사극은 정말 힘들다”면서도 대역 없이 직접 말타기 등을 소화하는 것에 대해선 “배우로서 기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역량까지 내가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수종뿐 아니라 선덕여왕 역의 박주미가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어 배역이 홍은희로 교체되는 등 ‘대왕의 꿈’은 지난해 유난스러웠다. 잇단 사고 이후 스태프와 배우들은 군대처럼 똘똘 뭉쳐 이젠 ‘척하면 척할’ 정도로 끈끈한 호흡을 자랑하게 됐다. 최수종은 “대하드라마는 장기적으로 가면 자기 캐릭터에 물들기 시작해 해이해지는 게 있다. (사고를 계기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환경으로 많이 변했다. 감사할 뿐이다”고 했다. 최수종의 부상투혼 연기는 2월 2일부터 만날 수 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