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인 체험만이 ‘아날로그’적인 것은 아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흡수하고 또 표출한다. 여기에는 ‘레트로(Retroㆍ복고)’풍 제품들이 한몫한다. 사람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템플스테이, 록 페스티벌, 농촌 체험여행만큼이나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또 발산시킨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와중에도, 아날로그식 라디오, 턴테이블 등을 통해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단적인 예다.
음악 감상이라는 실질적인 용도 외에도, 장식으로서 쓰임새도 크다. 그저 눈에 보기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존재만으로 주위를 환기시킨다. 이른바 ‘감성 디자인’이다.
‘아름다운, 멋진, 세련된’도 아닌 ‘감성’ 디자인이라는 문구에 그 제품의 역할이 담겨 있는 것. 직접 사찰을 방문하고, 밤을 새워 음악 축제를 즐기고, 한겨울에 빙어를 잡으러 나서지는 않지만 ‘아날로그적 감성’을 채우는 문화소비의 또 다른 방법이다.
‘감성 디자인’ 제품으로 가장 인기 있는 건, 실제로 쓰임이 있는 ‘아날로그’ 라디오이다. 가장 인기 있는 인테리어 혹은 데스크테리어(desk-teriorㆍ집이 아닌 사무실 책상을 꾸미는 일) 아이템이기도 하다.
제주 신라호텔의 ‘글램핑’은 호텔 투숙객이 즐길 수 있는 간소화한 캠핑의 일종인데, 이 또한 캠핑에서 주는 낭만을 좀 더 편안하게 느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자연 속에 세워진 텐트라는 조건은 같으나 직접 요리사가 차려주는 저녁식사라든가, 편안한 침대와 소파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차이다. 낭만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요소는 텐트 안 곳곳에서 계속 발견된다. 신디로퍼, 마이클 잭슨 등 그 발행연도가 까마득한 옛 LP 음반이 빼곡하고, 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턴테이블도 준비되어 있다.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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