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미국이 사이버 진주만 공격의 위협을 받고 있다.” VS “세계 최대 해커 대국은 미국”
최근 사이버테러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최근 미국 언론사와 주요 기업에 중국발로 추정되는 해킹공격이 이어진 가운데 양국 정부의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냉전시대가 끝난 이후 새로운 전장이 된 사이버공간에서 두 나라는 패권다툼을 벌여왔다. G2에 총성없는 사이버전은 이미 현실이다.
▶사이버테러 제2의 9ㆍ11 테러= 최근 몇년새 미국 기업과 정부 기관을 상대로 중국발로 추정되는 해킹이 이어지면서 미국 정부는 위기감에 휩싸여있다. 미국 정부는 사실상 중국이 사이버 공격 목표로 겨냥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이를 두고 “전력, 교통, 금융 등 국가기간망이 해커들의 공격에 취약한 상태”라며 “미국이 사이버 진주만 공격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행정부도 19일(이하 현지시간) 공격주체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최근 주요 인프라에 대한 해킹공격이 급증해, 사이버 방어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사이버 방어력 제고를 위한 행정명령을 이달 중 발동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 결정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사들이 잇따라 중국 해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을 당한 가운데 나왔다. 지난 수년간 사이버보안 법안이 의회에 계류돼 있는 가운데 은행과 언론사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점증하자 입법과정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해킹주체를 중국이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의 칼끝이 중국을 겨냥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 행정부가 브리핑한 19일, 애플은 최근 페이스북을 포함해 미국 내 주요 IT업체들을 공격한 것과 같은 악성코드로부터 해킹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등은 앞서 지난 15일 공지를 통해 지난달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힌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악성코드를 추적한 결과 진원지가 중국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 61398부대가 해킹 온상=미국 언론은 중국 정부를 해킹 주체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아예 중국을 ‘해킹 인민 공화국’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또 언론사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조직과 방위 산업체, 민간 연구소, 대학, 기업과 시민단체까지 수년전부터 지속적인 해킹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NYT는 18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해킹을 주도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NYT는 가 컴퓨터보안업체 맨디언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에 대한 해킹 공격 중 압도적인 비율이 인민해방군의 한 조직이 입주한 건물 인근에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맨디언트는 중국발 해킹 공격의 디지털 증거를 추적한 결과 ‘유닛(Unit) 61398’로 불리는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산하 조직이 있는 상하이 외곽지역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유닛 61398’은 중국군 조직 설명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정보분석가 사이에서는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 행위가 이뤄지는 핵심부서로 알려져있다. 지난 2008년 당시 미국 정보 당국이 ‘비잔틴 캔더’(Byzantine Candor)라고 언급한 이 조직은 미국 정부기관까지 공격해 정보를 빼낸 것으로 지목됐다.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중국도 해커 공격의 피해국” 이라며 “일부 기초적 정보를 갖고 함부로 비난하는 것은 극히 무책임하고 비전문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국가간 갈등으로 비화= 최근 수면위에 가라앉은 듯한 미중간 해킹 갈등은 지난해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막대한 재산 축적을 보도한 미국 언론들이 잇따라 중국의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심화됐다.
NYT는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 일가의 재산 상황을 취재하던 때부터 해킹 공격을 받아 임직원의 비밀번호가 유출됐고 이 중 53명의 개인 컴퓨터에 취재 관련 정보를 빼내려는 시도가 있다고 올초 보도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주석 일가의 재산을 보도한 블룸버그와 WSJ도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NYT의 해킹 사건을 보도하던 CNN 방송도 중국 전역에서 6분간 차단돼 검은 화면이 방영됐다고 앵커 하라 고라니가 트위터에 밝혔다.
미국 정부도 이에 대한 보복조치를 준비 중이다. AP통신은 복수의 전직 미국 정부 관료를 인용해 “백악관 산하의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최근의 사이버 위협에 중국 정부가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정보보고서를 작성 중”이라며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에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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