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남경필 국회의원 나란히 협회장 취임 … 친게임정책 이끌 원동력 마련에 업계 기대감

게임 폴리틱스의 탄생일까. 정치권의 소외를 받으며 각종 규제에 신음하던 게임계가 2013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9일 신임 한국e스포츠협회장에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취임한 데 이어 2월 22일에는 차기 게임산업협회장에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추대됐다. 업계에서는 거물급 국회의원들이 연이어 게임 관련 단체장을 맡으며 게임 업계의 목소리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정권 교체에 따른 나눠먹기식 인사가 아닌 정확한 비전과 목표를 가진 인선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두 신임 협회장의 성향이 여권과 야권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점 역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그동안 게임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할 수 있는 정치인의 역할이 끊임없이 요구돼 왔다는 점에서 전병헌, 남경필 두 협회장의 역할은 게임업계의 갈등을 풀어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셧다운제로 대변되는 반게임적 규제 정책들에 과연 이 두 명의 협회장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낸털호텔에서 진행된 한국게임산업협회 신임 회장 취임식에서 남경필 의원은 자율과 공헌, 그리고 성장을 3대 비전으로 제시하며 게임 산업 육성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그는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업으로서의 게임을 정립시켜야 진정한 발전과 성장이 가능하고 강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게임과 정치의 유기적 관계는 해외에서 이미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IT 분야의 진흥 정책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방법으로 게임을 어릴 때부터 더 많이 접해봐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랜 폭력성, 선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북미 시장에서 게임 산업이 흔들림없이 지탱되고 있는데에는 이런 친게임적인 정책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든든한 투 톱 탄생에 게임업계 반색 전병헌, 남경필 두 협회장은 대표적인 친게임 국회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셧다운제 등에 날카로운 비판을 던지며 게임 산업의 수호자로 떠오른 전병헌 협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함께 발전하는 e스포츠, 스포츠 가맹단체 현실화 및 대중스포츠화, 협회 재정의 내실화 등의 4대 비전을 내세우며 e스포츠의 부활을 선언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한국e스포츠의 눈에 보이는 위상강화와 함께 정부, 국회 등 제도권의 체계적인 지원에 힘이 실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자신이 가진 정치적 재량을 게임 산업을 육성을 위해 아낌없이 발휘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병헌 협회장 취임식에 참석하며 게임 산업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던 남경필 협회장 역시 가장 대표적인 친게임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특히 남경필 협회장의 추대를 전병헌 협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던 남경필 협회장은 15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19대 국회의원까지 국민의 선택을 받은 5선의 중진 의원이다. 전병원 의원이 협회장으로 있는 IEF 조직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인 그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도 소속돼 있어 게임 사업의 예산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 소외 해결해줄 버팀목 기대 두 협회장이 직면한 현실은 만만치 않다. 모바일게임이 제외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각종 규제가 게임 산업을 옥죄고 있으며 예산 삭감이라는 한파도 들이닥쳤다. 무엇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며 ICT 산업을 전담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게임의 주무부처는 종전처럼 문화체육관광부에 남게 되면서 혼란마저 가중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여성가족과학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끊임없는 알력 싸움까지 더해지며 게임업계는 그 어느때보다 혼란스러운 위기를 맞고 있다. 두 협회장이 이미 정치인으로서 크게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게임을 둘러싼 정책적 환경이 안정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게임 산업이 처한 지금의 위기가 일방적인 규제와 편견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무지한 규제 정책으로부터 게임 산업을 보호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 최관호 전 게임산업협회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남경필 의원(사진 맨 위)과 같은 날 2월 22일 신임 협회장으로 추대된 남경필 의원이 기자회견에 나서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아래는 전병헌 한국e스포츠 협회장

특히 전문가들은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고 중국 등 신흥 국가들이 글로벌 게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남경필 협회장이 밝힌 자율과 공헌, 그리고 성장이라는 3대 비전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율규제를 강화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 좀 더 적극적이고 활성화된 공헌으로 그릇된 편견을 깨야 한다는 점,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으로서 게임 산업이 굳건히 정립되어햐 한다는 주장은 게임 산업의 위기를 초래하는 모든 문제들을 아우르는 해결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이제 게임 산업은 정치권을 끌어안음으로서 친게임 정책의 수립을 추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과연 정치인 출신의 두 협회장이 게임 산업의 토대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기대된다.

[미니 인터뷰 - 게임산업협회 남경필 협회장]

"국민에게 사랑받을 때, 게임산업의 진정한 성장 가능할 것"

신임 한국게임산업협회장으로 추대된 남경필 의원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임기 2년동안 해야할 목표로 자율과 공헌, 성장을 꼽았다. 이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한다면 국민에게 사랑받는 게임 산업이 만들어지고 동시의 성장의 과실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남경필 협회장의 생각이다.

Q.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천명했다. 게임이 그 첨병이 될 수 있다고 보는데 정부나 여당은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가 A. 일자리 창출이나 수출 기여도에서 게임은 창조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산업이다. 이런 게임산업의 가능성을 더욱 키우기 위해 게임산업협회장이라는소중한 자리를 맡게 됐다. 중요한 것은 협회장으로서 게임 업계만의 이익만을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게임은 규제의 대상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게임이 창조경제의 핵심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국민적 편견부터 벗어나야 한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게임산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Q. 일명 '손인춘 법안'으로 불리는 게임 규제 정책을 발의한 의원 역시 새누리당이다. 같은 당 안에서도 게임 산업에 대한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A. 개인적으로 손인춘 의원과 대화를 자주하는 편이다. 협회장으로 취임했으니 게임 산업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좀 더 깊고 진중한 대화를 나눠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당의 입장이나 의원들의 생각보다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 산업이 차세대 먹거리 산업이라는 국민적 동의가 있다면 당론 등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현직 국회의원인만큼 국회에서도 게임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토론을 이끌어갈 것이다. 새누리당 내부의 이견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Q. 국회의원과 협회장으로서의 역할이 상충됐을 때 어떤 대처를 할지 궁금하다 A.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단할 것이다. 앞서 말했듯 협회장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게임 산업의 이익만을 우선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객관적이고 냉정한 선택을 할 때 게임 산업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행각한다. 산업이 발전을 위해서는 객관성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정치인인 내가 협회장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게임 산업의 버팀목이 될 생각이지만 그 근간에는 객관성이 항상 존재할 것이다.

Q. 야당인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이 신임 한국e스포츠협회장을 맡았다. 초당적인 교류가 기대되는데 A. IEF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공동 위원장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초당적 협력을 한 경험이 있다. 게임은 산업이자 문화다. 당연히 어떤 정책이나 산업을 지지할 때 당을 떠난 협력과 협의는 기본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힘을 합쳐나갈 것이다.

Q. 게임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닌 것 같다. 게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게임산업협회장이라는 중임을 맡는 동안 계속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할 화두가 아닌가 생각한다. 전국민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그래서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꿀 수 있는 게임 산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 |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정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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