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가 제94주년 3.1절을 맞아 이채로운 특집 다큐멘터리를 마련했다. 일제 강점기라는 암울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특정 사건, 장소, 인물의 삶을 통해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시도다.
MBC는 3월1일 오전10시50분에 ‘경복궁의 눈물’을 방송한다. 일제가 조선 왕의 권위를 무너뜨리기 위해 궁궐을 파헤치고 무참히 무너뜨린 사실을 공개한다. 일제는 왕의 존엄한 공간인 궁궐에서 박람회와 연회를 의도적으로 열었다. 경복궁 담을 무너뜨리고 전차 선로를 내는 등 교통로로 이용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총독부를 짓기 위한 공사비용이 부족하자, 경복궁의 전각을 뜯어 내 기생집이나 호텔 공사에 재료로 팔아넘기기까지 했다. 결국 궁궐은 시정잡배가 드나들고 관람료까지 받는 한낱 놀이공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숨진 애국자를 기리기 위해 세웠던 장충단도 짓밟혔다. 일제는 이 자리에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박문사를 짓기 위해 경희궁의 정문을 뜯어 박문사 정문으로 삼고, 조선의 역대 왕을 모시던 경복궁의 선원전을 뜯어 와 박문사의 창고로 만들었다.
KBS1TV는 1일 오후10시 ‘일제청산전쟁 누가 사이가 시치로를 쏘았나’를 방송한다. 일제강점기 경기도 경찰부 고등경찰과 경부 사이가 시치로는 잔인한 인물로 악명 높았다. 해방 후 경성일보는 ‘20년에 걸쳐 허다한 우국 선각을 잔혹하게 고문하고,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고, 감옥에 보내어 죽음에까지 이르게했다’는 글을 실었다. 그는 1945년11월2일 오후6시30분 무렵 서울 원남동 자택 근처 우체국 건너편 노상에서 권총 두발을 맞고 죽었다. 한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사이가 시치로 저격 인사가 차일혁(1920~1958) 경무관이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KBS1 TV는 같은 날 오전11시 ‘재일동포 3인의 일본 마주하기’를 방송하고, 이어 오후12시10분에 ‘일본의 쉰들러 후세다츠지’를 앙코르 방송한다. KBS2TV가 오후2시10분에 방송하는 ‘서대문 형무소 비밀의 기록을 찾다’는 일제시대에 서대문 형무소에서 고문을 받고 죽어간 애국지사들의 발자취를 담은 화제의 역사 다큐멘터리로, 이번에 재방송된다.
이 밖에 케이블TV KTV는 3부작 ‘못다 핀 들꽃, 독립을 노래하다’를 28일부터 3월2일까지 사흘동안 오후6시에 연속 방송한다. 남성 위주로 기록된 독립운동사 뒤켠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독립운동가 3인의 삶을 조명해 본다. ‘항일 파업투쟁의 선봉, 이병희’ ‘조선의 궁녀에서 독립투사가 되다, 박자혜’ ‘열 네 살의 독립군, 오희옥’ 등 3편을 통해 핍박에 지지 않았던 불굴의 의지와 고결한 정신을 만나볼 수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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