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맞는 표정들이 여느 해보다 들떠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긴 연휴 덕분이다. 주말까지 더하면 무려 5일을 쉴 수 있으니, 국내외 여행을 떠난다는 이들도 눈에 띈다.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무료함을 달래기에 영화만 한 것이 없다. 올해 설 극장가는 긴 연휴 덕분에 관객들의 발걸음도 여느 때보다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설 연휴 극장가는 ‘수상한 그녀’와 ‘겨울왕국’의 2파전이었다. 비록 흥행 성적은 나빴지만 ‘남자가 사랑할 때’, ‘피끓는 청춘’, ‘조선미녀삼총사’ 등 한국영화도 다수 쏟아져 나왔다. 반면 올해 설 특수를 노린 한국영화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과 ‘쎄시봉’, 단 두 편이다.

대신 외화와 애니메이션 라인업이 보다 풍성해졌다. 특히 ‘겨울왕국’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신작 애니메이션들이 줄을 섰다. 지난 설 연휴(1월 29일~2월 2일, 주말 포함) ‘겨울왕국’은 하루 40~50만 명씩을 불러 모아, 4일 동안 200만에 가까운 관객 수를 기록했다. 올해도 제2의 ‘수상한 그녀’, ‘겨울왕국’이 탄생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연휴엔 역시 한국 코미디! ‘조선명탐정2’등=연휴엔 역시 코미디 영화다. 특히 온 가족이 즐기기엔 한국 코미디영화 만한 것이 없다. ‘조선명탐정2’는 설 연휴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코미디영화다. 470만 관객을 동원한 전작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의 흥행 주역 김명민-오달수 콤비가 다시 뭉쳐 환상적인 호흡으로 웃음을 안긴다. ‘쎄시봉’도 연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을 맞는다. 중·장년층엔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젊은 관객층엔 포크음악의 흥겨움을 전한다.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재개봉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도 가족이 함께 보기에 좋은 휴먼코미디다. ▶할리우드 오락영화도 ‘풍성’=외화도 다양한 장르로 연휴 밥상을 차렸다. 조니 뎁, 기네스 펠트로 등 스타 배우들이 뭉친 ‘모데카이’가 연휴 첫 날인 18일 찾아온다. 미술품 딜러이자 천재적인 사기꾼인 ‘모데카이’가 전설의 그림을 얻기 위해 벌이는 기상천외한 ‘한 탕’을 담았다. 외화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신선한 스파이 캐릭터를 내세워 전 세계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고 있다. 화려한 볼거리의 판타지 블록버스터 ‘7번째 아들’은 10대들의 취향을 ‘저격’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 손잡고 애니메이션 한 편 어때요?=올해는 아이들의 무료함을 달랠 애니메이션이 여느 해보다 풍성하다. ‘스폰지밥 3D’는 인기 시리즈의 익살스러운 캐릭터와 특유의 유머 코드를, 실사와 결합된 3차원(3D) 영상 등 한층 커진 스케일로 담아냈다. 소심한 꼬마새의 모험을 담은 ‘옐로우버드’는, ‘업’ ‘리오’ 제작진의 참여와 매력만점 동물 캐릭터로 기대를 모은다. 앞서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와 일본에서 600만 관객을 동원한 ‘도라에몽: 스탠 바이 미’, 코난의 생존을 건 두뇌게임을 담은 ‘명탐정 코난: 코난 실종사건-사상 최악의 이틀’ 등도 어린 자녀를 둔 가족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연휴에도 ‘영화는 영화’, 마니아 입맛 잡을 걸작도=아카데미 시상식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화제작 ‘이미테이션 게임’도 연휴 개봉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역사상 가장 위험한 암호를 풀고 전쟁의 역사를 바꾼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실화를 담았다. 주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에 평단의 찬사가 쏟아지면서 일찌감치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전 세계 57개 상을 석권한 ‘이다’와 ‘언터처블: 1%의 우정’ 감독의 또 다른 힐링무비 ‘웰컴, 삼바’도 연휴인 18일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