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딸이 원한 건 굉장히 특별한 아빠는 아니었다. 아주 가끔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빠, 혼자 걷는 길이 외롭고 쓸쓸할 때 묵묵히 곁에서 발을 맞춰주는 아빠의 모습이었다. 배우 조재현의 딸 조혜정씨가 그토록 바라던 아빠의 모습이었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SBS설 특집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 2회에서는 ‘어떤 하루’ 특집으로 조재현과 딸 조혜정씨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조재현은 딸 조혜정씨가 제작진과 가졌던 인터뷰를 언급, “고등학생 때까지 나를 싫어했다며”라고 물었다.

조혜정씨는 이에 “싫어한 게 아니라 미워했다. 잘 안 보이고, 다른 집은 바빠도 일주일에 한 번은 놀아줬는데, 우리는 안 그랬잖아”라며 속이야기를 했다.

딸의 이야기에 조재현은 “(아빠와) 뭘 하고 싶냐”고 물었고, 두 사람은 각자 스케치북에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적어 내려갔다. 스케치북을 빽빽하게 채운 딸과는 달리 조재현은 “여러 가지 생각해봤는데 특별히 생각나는게 없다”며 난감해하기도 했다.

혜정씨는 아빠와 하고 싶은 일에 보드게임, 스티커 사진 찍기, 자전거 타기등 아주 소소한 일들을 적으며 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자전거 타기를 쓴 이유로 혜정씨는 “보통 두 발 자전거를 타는데, 어릴 때 네 발 자전거를 타다가 아빠가 바퀴를 떼주면 자연스럽게 두 발을 타게 되는 데, 난 두 발 자전거를 잘 못 탄다. 떼 준 사람이 없어서”라며 어린 시절 아빠의 부재를 떠올리게 하는 말로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딸이 적은 아빠와 해보고 싶은 일의 리스트를 본 조재현은 “과연 24살 짜리가 이걸 하고 싶을까. 가만히 보니 어려서 못해 본 걸 다 써놓은 것 같다. 지금 본인이 하고 싶다가 아니라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적은 것 같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비쳤다.

부녀는 가까워지기로 한 상황에서 하나씩 원하는 일들을 해나갔다. 보드게임이 그 시작이었다. 할리갈리 게임을 하면서도 처음에는 시큰둥해하더니 이내 무섭도록 상황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빠에 대해 혜정씨는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나중엔 아빠도 재밌어하는 것 같지 않았냐”면서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비치기도 했다.

또 처음으로 함께 버스를 타고 대학로로 나가 스티커 사진을 찍고 공연을 보며 혜정씨는 “연극 스태프 일을 할 때 늘 혼자 걸었던 이 길을 아빠와 함께 걸으니 좋았다”며 “스티커 사진을 찍고 타로도 봤지만, 이런 것을 하는 것보다도 그냥 같이 걷는게 좋았다”고 말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들어온 뒤 조재현은 딸에게 자신과 함께 보낸 하루가 어땠는지 묻자 “매우 매우 매우 재미있었다”며 좋아했다. 특히 함께 찍은 스티커 사진을 엄마에게도 자랑했다는 혜정씨는 “오빠도 이걸 보면 부러워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빠의 정이 그리웠던 ‘아빠바보’ 조혜정씨의 모습은 일에 치이다 가정에 소홀해진 이 시대 많은 아빠들의 마음을 두드릴 만한 애틋한 모습이었다. 이날 방송된 SBS ‘아빠를 부탁해’는 12.8%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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