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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10년 불구 완성작 성적 되레 해마다 뒷걸음질 시각효과·스턴트 등 인력·기술 수출전략 돌파구
해외스타 등 글로벌·현지화 기반으로 한 공동제작 ‘스토커’‘설국열차’ 완성작 수출 새 이정표 자리매김
한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2003년 한국영화 완성작의 수출규모는 3097만달러였다. 이어 한류의 1차 붐이 가장 절정에 이르렀던 2005년엔 7599만달러로 최고조에 달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기록은 2017만달러였다. 한류 10년 동안 한국영화의 완성작 수출은 제자리걸음 혹은 일보 후퇴한 셈이다. 과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2005년은 한국영화가 ‘겨울연가’를 비롯한 TV드라마가 불 지핀 한류의 최대 수혜를 입었던 때다. 드라마로 아시아에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배용준이 출연한 영화 ‘외출’이 한국영화로선 전무후무한 700만달러에 일본 수출이 이뤄지는 등 한국영화의 수출전선은 전례없는 활황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짧았다. 1년 만인 2006년엔 2451만달러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비싼 값에 샀지만 개봉을 통해 얻은 흥행수입이 기대에 못 미쳤으니 ‘거품’이 빠지는 것은 당연했다. 지속적으로 해외수입이 내리막길을 걷던 한국영화는 2009년 1000만달러대로 떨어졌다가 2012년에야 겨우 2000러대에 재진입했다.
지난 10여년간 굵직한 해외영화제에서 초청과 수상행진을 이어가고, 세계적인 스타 감독과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 등을 이어왔지만 여전히 한국영화 수출은 답보 혹은 퇴행 상태라는 점은 완성작 중심의 해외진출의 뚜렷한 한계와 동시에 새로운 전략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인력과 기술 수출=지난해 한국영화는 내수에서도 사상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해외진출에서도 새로운 이정표가 될 만한 성과를 냈다. 바로 할리우드와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감독들이 영어로 된 데뷔작을 내놓은 것이다. 박찬욱의 ‘스토커’와 김지운의 ‘라스트 스탠드’,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다. 배우 이병헌은 지난해 두 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다.
완성작 수출 규모는 제자리걸음이지만 기술과 제작 노하우의 해외매출은 새로운 전략상품으로 떠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시각효과(컴퓨터 그래픽, 3D, 디지털색보정, 특수분장 등)와 무술ㆍ스턴트, 사운드믹싱, 로케이션 등 한국영화 서비스 수출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국내 14개 업체의 해외 수주금액은 1764만달러를 기록했다. 2010년엔 2863만달러, 2011년 1904만달러 등 해마다 평균 2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 최근 3년간 영화 서비스의 해외수주가 줄어든 것은 단지 한국영화 자체의 제작물량을 충당하기 위해서였다. 영화 제작편수와 규모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미국(40.6%)과 중국(29.1%)의 비중이 가장 크다. 국내 인력과 업체만 충분하다면 성장가능성이 큰 분야라는 방증이다.
▶이야기와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공동제작=완성작 수출의 최대 걸림돌은 국가, 민족 간 문화와 언어의 차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인력과 기술, 기획(이야기)을 중심으로 한 현지화와 글로벌화 전략이다. 이미 세계 정상급으로 발돋움한 한국 감독의 연출력과 스태프들의 제작노하우, 제작사와 영상ㆍ음향ㆍ특수효과업체의 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영어나 현지어로 ‘세계 보편적인 상상력’을 구현하는 길이다. 대표적인 예가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삼고 영어로 촬영됐으며 한국 배우와 할리우드 스타를 조합했고 한국의 자본이 투입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다. 지난해 중국에서 개봉해 로맨틱 코미디영화로는 역대 8위의 성적(1억9190만위안)을 낸 ‘이별계약’도 좋은 예다. 이 작품은 한국 영화사 CJ E&M이 기획ㆍ개발하고 ‘선물’ ‘작업의 정석’의 오기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중국 배우 바이바이허와 펑위옌이 주연했다. 중국에선 최대 국영배급사인 차이나필름그룹(CFG)이 배급을 맡았고, 총제작비는 한국과 중국이 절반씩 투자했다. 이에 따라 양국에서 모두 자국 영화 자격을 얻었다. 이 영화는 중국에서 개봉한 역대 한중합작과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한국영화 글로벌화의 화두도 미국과 중국=수출지역 다변화는 한국영화에서도 당면과제다. 지난 2003년 한국영화 수출액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44.8%였으며 2005년엔 79.4%까지 뛰었다. 2012년에도 일본 편중은 여전해 48%에 달했다. 반면 미국은 2003년 12.8%, 2012년 11.5%에 그쳤고, 대(對)중국 수출 역시 2.6%에서 4.1%로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세계 영화시장의 1, 2위 국가지만 한국영화 완성작 수출에는 더욱 큰 장애를 겪는 지역 또한 미국과 중국이다. 인력과 기술,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글로벌 전략이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에서도 핵심인 이유다.
현재 미국과 중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한국 영화사는 CJ E&M이다. CJ는 미국에서 현지 제작사와 손을 잡고 보아가 출연하는 ‘메이크 유어 무브’와 애니메이션 ‘다이노타임’, ‘파이널 레시피’ 등의 영어로 된 한미합작영화를 올해 개봉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이별계약’과 같은 형태의 한ㆍ중 합작 프로젝트로 장윤현 감독의 ‘평안도’, 박광현 감독의 ‘권법’, 박광춘 감독의 ‘러브앤란제리’ 등 3편을 기획 중이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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