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경기도 판교에 거주하는 60대 최모씨는 최근 20억원 이상을 한꺼번에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 주로 국내 시장에 투자했던 최 씨가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까닭은 해외 투자가 매매주기가 더 길고 세제혜택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해외 상장 ETF 직접 투자는 분리과세 적용 대상이다. 국내에 상장한 ETF는 해외 시장에 투자하더라도 매매수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도 포함되지만, 해외ETF 직접투자는 양도소득세(22%)만 내면 된다.
특히 올해 소득세 최고세율의 과표구간 상한선을 종전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낮추면서 고소득층에겐 ‘절세’가 이슈가 됐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는 “최고세율 한도가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내려오면서 신규로 해당하는 고소득자의 부담이 상당하다”면서 “해외 투자를 비롯해 연금펀드나 즉시연금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서도 해외투자는 국내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더욱 관심이 높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해외 투자는 최근 연령층이 고령층으로까지 확대되가고 있다”면서 “특히 시차 등으로 개별 기업의 실시간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 주식보다는 ETF 투자가 선호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3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ETF 직접투자 거래대금(2조1000억원)은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기며 2012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작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ETF였다.
자산가들의 해외시장 관심이 늘면서 금융투자업계도 이에 따른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 들어 해외투자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해외 주식과 해외 ETF까지 자동으로 분할 투자할 수 있는 ‘글로벌 스마트인베스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현대증권은 해외 투자 관련 보고서를 내고 있다.
해외 투자 외에 분리과세 적용 투자상품에도 관심이 높다.
유전펀드는 3억원 이하 5.5%, 3억원 초과 15.4%의 분리과세 혜택을 올해 말까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단기간 환매할 수 없는 폐쇄형이라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관계자는 “해외 시장 투자 뿐 아니라 물가연동국채나 브라질채권 등도 절세 혜택 때문에 자산가들의 관심이 꾸준하다”고 말했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올해 발행분까지 원금 상승액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여전히 슈퍼리치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헤알화 환율 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사그라드는 듯 했던 브라질 국채도 지난해 6월 토빈세 면제마저 더해지면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해 이 회사에서 판매된 브라질채권 누적액은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늘면서 전년 동기 증가액인 300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 상품은 아니지만 10년 이상 유지할 때 비과세 혜택이 있는 장기 저축성보험과 농ㆍ수ㆍ신협 등 협동조합의 예탁금(3000만원 한도)도 절세 상품으로 분류된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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