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가 몸이 바짝 달아올랐다.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누누이 골든타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골(goal)은 터질 기미가 없다. 문전만 맴돌다 시간을 허비하는 형국이다.
정부가 잡고 있는 경제의 골든타임은 바로 총선국면 전환에 접어들기 전인 3~4월이다. 이 기간에 노사정 대타협과 공무원 연금법ㆍ노동관련 법안 통과 등을 빠르면서도 실질적으로 추진해 골든타임 중의 골든타임의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경제 전문가들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4대(노동ㆍ금융ㆍ공공ㆍ교육) 구조개혁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이 기간동안 공무원 연금 개혁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이 이뤄져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관련법 통과가 이 시기를 놓쳐 내년 총선국면에 들어선 하반기로 넘어갈 경우,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갇혀 표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포럼 조찬강연에 나서 “3~4월은 골든타임 중의 골든타임으로 이제는 골을 넣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64%가 경기회복을 위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그러나 경기회복세가 미약하고 민노총과 전공노 등 연대 총파업 등 사회적 대립과 하반기 이후 총선국면으로 전환돼 이해관계가 복잡한 법률안은 국회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정부가 골든타임의 기회를 살려 노사정 대타협(3월)과 공무원 연금법 통과(4월), 노동관련 법안통과(5월이후) 등 주요 구조개혁 추진 일정을 상반기 안으로 마무리해야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우선, 정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완화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임금체계 개편 등 노사 간의 입장 차가 큰 현안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3월 말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반드시 노사정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며 “어느 정도 합의안만 도출된다면 노동 관련 법안 처리는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공무원 연금이나 노동시장 개혁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 3~4월의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구조개혁은 고사하고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더 깊숙이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이들 법안들이 성과를 내지 못 할 경우 국내 경제는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의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저성장, 저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 임금 체계 개편 등을 추진해 가계 소득을 늘리고, 근로취약 계층의 사회안정망을 확충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경제 체질 개선에 필요한 구조개혁의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매년 2조~3조원의 재정 부담을 주는 공무원 연금 개혁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는 상반기에 예산을 집중하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논의 수준으로만 그쳤던 공무원 연금 개혁을 올해 반드시 이뤄내 재정 부담을 줄이고, 빨리 늘어나고 있는 복지 수요도 충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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