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는 정답이 없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입니다.
참여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만든 광고가 의외로 소비자들의 박수를 못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우연히 떠오른 아이디어가 성공할 때도 있죠.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재미있게 만들어주세요’, ‘병맛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입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솔직히 난감합니다. ‘재미’나 ‘병맛(‘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는 신조어)’은 브랜드나 제품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 충분히 논의되고 정해진 후에 고민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취향의 ‘재미’가 브랜드에 누를 끼치지는 않는지, 브랜드가 가고자 하는 길에 어긋나지는 않는지도 충분히 고려돼야 합니다. ‘광고에는 정답이 없으니까’라는 말로 쉽게 결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원초적인 것에 반응하고 그런 원초적인 재미가 SNS를 통해 퍼지는 시대이다 보니, 적은 예산으로 바이럴 효과를 보고 싶어하는것은 이해가 갑니다. 광고에 관심 없고, 광고에서 말하는 것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을 자극하려면, 어떻게 해서든 튀고 싶은 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그 욕심으로 만든 광고가 가끔 브랜드나 제품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체 뭘 말하려고 하는지 전혀 감 잡을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바보가 아닙니다. 광고에는 관심이 덜할 지 몰라도, 브랜드가 우리들에게 주는 가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습니다. 자극적인 광고는 단기간의 반짝 효과는 얻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호감이나 충성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빠른 시대흐름 속에 17년의 경력을 쌓으며 복잡해진 것도 많지만 오히려 단순해 진 것이 있습니다. 바로 좋은 광고에 대한 답입니다. 누군가 좋은 광고, 성공한 광고에 대해 물어온다면, 예전에는 ‘못 보던 광고’, ‘새롭지만 공감까지 되는 광고’, ‘웃음을 주거나 감동을 주는 광고’라는 대답을 했겠지만 이제는 이렇게 말합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한 광고’ 라고 말입니다. 그 방법이 웃기건, 감동적이건, 놀랍건, 새롭건, 그것은 그 다음의 문제입니다. ‘빠르다’고 얘기했는데 ‘많다’고 알아듣거나, ‘예쁘다’고 했는데 ‘웃기다’고’ 기억된다면 참 우울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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