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미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한국 증시엔 되레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의 달러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미국 증시의 악재가 한국 증시에 호재라는 다소 과격한 주장도, 증시가 금리에 기반한 수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20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당분간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美 악재 韓 호재… 왜?=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미국 내에서도 달러 강세의 후유증과 위축된 소비에 대한 두려움이 출구 시점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미국의 생산 등 대부분의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미안하게도 이는 한국 증시에 호재성 재료”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다음달 8일부터 시작되는 미국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블룸버그는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5.6%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의 우울한 실적 전망은 미국 달러 금리 인상 시기를 9월 이후로 늦추게하는 압력 요인으로 해석되면서, 한국 증시엔 호재라는 설명이다.
미국이 언제 달러 금리를 높일 것이냐는 것은 현재도 논란이 진행중이다. 데니스 록하트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월~9월 사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을 내년 이후로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심은 오는 4월 3일로 예정돼 있는 미국의 3월 실업률과 비농업부분고용자수 변동 발표에 쏠린다.
고용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날 경우 금리 인상 시기가 당겨질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3월초 뉴욕 증시 급락을 몰고왔던 상황이 재연될 공산도 있다. 오는 31일 발표되는 미국 3월 소비자기대지수도 주목해야할 증시 이벤트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급격한 미국 달러화의 강세는 미국 기업이나 경제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나 강조의 조정을 통해 달러 강세의 기울기를 완만하게 조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승 언제까지= 지난 26일 코스피 지수는 1% 가까이 떨어지면서 2022.56으로 마감했다. 연일 매수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매도로 돌아섰고, 기관까지 매도에 가세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 하락일뿐이란 해석이 많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매도는 차익실현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최근 세계 경기가 미국 보다는 유럽 모멘텀에 따라 움직이는 성향이 커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대로 꺾일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국 증시의 현 상황을 2017년까지 이뤄질 대세 상승장의 첫단계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은행이 금리인하를 전격적으로 단행하면서 시중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 가능성이 높아졌고, 부동산 시장 활성화도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부동산 시장이 위기가 오면 코스피 역시 부진한 모습으로 보였다”며 “정부가 1%대로 기준금리를 낮췄고 DTI 규제 철폐 논의 등 부동산 살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향후 2~3년간 코스피 상단이 열리는 것에 베팅하는 것이 맞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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