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35곳 중 본청약 지연 21곳
남양주왕숙 A20블록, 19개월 지연
李대통령, 3기 신도시 속도전 강조
범정부 택지 신속 혁신단 현안 논의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 제고’를 핵심 정책과제로 추진 중인 가운데, 사전청약을 진행한 3기 신도시 사업지구의 60%는 본청약 일정이 예정보다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 보상 문제로 인한 이주·철거 작업 난항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입주 시기도 수개월에서 수년 늦춰진 모습이다. 공사비 상승세가 가파른 상황 속 사업 절차가 지체되며 분양가격이 애초 추정치보다 크게 뛰어 사전청약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단지별 본청약 및 입주 일정 변경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사전청약을 진행한 3기 신도시 사업지구 35곳 중 본청약이 예정된 일정보다 한 달 이상 미뤄진 곳은 21곳(6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본청약 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사업지구 6곳 또한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어 전체 지연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구별로 살펴보면 2022년 2월 말 사전청약을 진행한 남양주왕숙 A20블록은 올해 3월 본청약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이주·철거 작업이 늦어지며 내년 10월로 19개월 연기됐다. 같은 시기 사전청약이 이뤄진 남양주왕숙2 A4블록도 본청약 일정이 올해 3월에서 내년 6월로 1년 이상 늦춰졌다.
이달 중순 본청약 절차에 착수하려던 남양주왕숙2 A2블록은 내년 3월로 반년가량 순연됐다. 올해 상반기 본청약으로 공급된 남양주왕숙2 A1·A3블록, 인천계양 A9블록, 고양창릉 S1·S3·S4블록 등도 예상했던 일정보다 적게는 한 달, 많게는 19개월 뒤로 밀렸다.
다만 고양창릉 A4·S5·S6블록, 부천대장 A5·A6·A7·A8 등 7개 지구는 당초 목표했던 본청약 시기에서 한 달 이내 범위로 진행됐고, 인천계양 A6는 착공 일정이 조정되며 올해 12월에서 지난달로 앞당겨 본청약에 나섰다.
문제는 이주·철거, 착공, 본청약 지연이 그대로 입주 연기로 이어지며 수도권 주택 공급 시차가 커진다는 점이다. 공급 시기가 늦어지며 사전청약자들의 입주·이사 계획 조정이 불가피해진 데다, 원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급증이 사업비에 더해지며 최종 분양가가 애초 추정치를 크게 뛰어넘는 상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장 최근 본청약이 이뤄진 인천계양 A6블록은 84㎡(이하 전용면적)의 확정분양가를 7억1433만원으로 공고했는데, 2023년 9월 사전청약 당시 추정분양가 5억2770만원보다 1억8000만원 넘게 상승했다. 지난 2021년 10월 사전청약 물량이 공급된 남양주왕숙2 A3블록은 84㎡ 분양가가 5억6330만원에서 7억3245만원으로 1억7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사전청약에서 본청약으로 전환된 3기 신도시 사업지구들의 분양가가 추정치 대비 20~30% 상승하며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이탈도 증가하는 실정이다. 지난 4월 말 본청약으로 공급된 고양창릉 S1블록은 사전청약 당첨자 362명 중 150명이 본청약을 포기했다. 같은 시기 본청약이 이뤄진 남양주왕숙2 A1·A3블록도 사전청약 당첨자의 본청약 미응모율이 29%, 26%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 남양주왕숙2 A7블록 사전청약에 당첨된 K씨는 “3기 신도시 분양가가 오르고 있다는 소식에 하루하루가 불안하다”며 “아이들을 위해 초등학교 인근 전셋집에 살며 (본청약을) 기다리는 상황인데, 시기가 얼마나 밀릴지 모르는 데다 대출 상황이나 최종 분양가를 예측할 수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도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택지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7월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한 3기 신도시 속도전을 주문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3기 신도시 착공 지연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60여 개월 걸린다고 해서 이를 절반 이하로 줄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 직후 정부는 ‘범정부 택지 신속 혁신단’을 구성해 관계부처, 기관 간 공공택지 개발 지연 현안 협의에 총력을 쏟고 있다. 국토부, 재정경제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가유산청 등이 참여해 현안별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다.
아울러 홍지선 신임 국토부 장관 또한 지난 22일 취임 후 첫 행보로 3기 신도시인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를 찾아 추진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홍 장관은 현장을 찾아 “약속한 공급 일정과 품질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지구 전반의 안전과 품질 수준을 한층 높여 달라”고 강조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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