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인류 최초의 살인은 성경에 나오는 대로 ‘가인과 아벨’ 사건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최초의 살인은 형제간 살해였습니다.
인류의 조상인 아담의 아들 중 가인이 동생인 아벨을 시기해 죽이기로 마음을 먹고 계획적으로 아벨이 홀로 들에 있을 때 쳐죽이게 됩니다.
그때부터 가인은 죄의식 속에 도망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죠.
이후로 역사는 수천년이 흘렀지만 우리나라에도 현대판 가인과 아벨 사건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형이 아우를 죽이는게 아닌, 아우가 형에게 살인을 저지르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제 춘천에서 고등학교 3학년 형이 두 살 아래인 남동생 임모 군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형은 상습적으로 동생을 때리고 괴롭혀 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생으로서도 같은 집에 살면서 공부는 안 하고 자기를 못살게 구는 형에 대한 분노가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만우절이었던 지난 1일 새벽. 형은 이날에도 술이 만취한 상태에서 집에 들어와 행패를 부리며 방에 자고 있는 임군을 괴롭히게 됩니다.
임군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 방에 들어온 임군의 아버지는 형을 나무라면서 제압을 시도합니다.
그사이 임군은 극단적인 마음을 품고 재빨리 부엌으로 가 흉기를 찾습니다.
형의 소란을 막느라 아버지와 곁에 있던 할머니도 임군이 어디로 갔는지, 뭘 가지고 오는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결국 부엌에서 돌아온 임군은 형을 흉기로 찌르게 됩니다.
쓰러진 형의 주위로 유혈이 낭자했고, 다급해진 아버지는 신고로 119구급대를 출동시켜 큰 아들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을 거두는 걸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얼마 전 화성에서도 동생이 형을 살해한 총기난사 사건이 있엇죠.
75세 전모 씨는 재산 분할 문제로 술만 먹으면 형에게 찾아와 돈을 달라고 협박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27일 전씨는 파출소에 보관해둔 사냥용 엽총을 꺼내 형인 전모(86)씨의 집에 다시 쳐들어가 형과 형수뿐 아니라 현장에 출동한 파출소장까지 쏴 죽이는 일이 있었습니다.
전씨는 형과 형수를 각각 한 발씩 총을 쏴 사살하고 경찰까지 죽인 뒤 자신의 가슴에도 두 발을 발사하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젠 친 형제끼리도 죽이는 사회가 됐습니다.
우리사회에 확산되는 분노조절장애는 형제지간이라 해도 예외가 될 수 없나 봅니다.
gil@heraldcorp.com
<편집자 주>사연 없는 인생 없듯이 스토리 없는 범죄도 없습니다. 범죄의 조각들을 시간의 도면 위에 펼쳐 놓으면 어느새 하나의 이야기로 옷을 갈아 입습니다. 하지만 범죄는 범죄일 뿐, 미화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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