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직장인들은 가정 중심적이다. 얼마 전 스웨덴에 투자진출한 우리 기업의 법인장 A씨를 만나서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다가 깜짝 놀랄 이야기를 들었다. 직원을 승진시키려고 했더니 거절하더라는 것이었다.

A씨는 직원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적 쇄신 작업을 추진한 적이 있다. 성과가 미흡한 직원들을 정리 조치하고 우수 직원에게 승진 등 혜택을 주어 직원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헌데 정리대상이었던 직원들은 나갈 생각을 않고 오히려 우수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한 직원에게 “너는 내년에 승진시켜줄 계획이니 엉뚱한 생각하지 말라”고 했는데, “회사 떠날 생각은 없지만 승진하는 것은 싫습니다. 지금 이대로가 좋습니다”라는 답을 들었단다. 승진하면 급여야 오르겠지만 업무량과 책임이 늘면서 가정생활 충실도는 떨어질 거란 것이었다. 조금 덜 받더라도 가정에 충실할 수 있는 지금이 좋다는 이야기다.

스웨덴은 국토가 북위 60도 언저리에 위치해 겨울이 일년 중 반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연말 휴가 기간이 1개월 정도이며, 12월 23일부터 1월 19일까지는 아예 회사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이런 까닭에 12월 15일부터 이듬해 1월 20일까지 회사의 전화나 이메일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는 해프닝도 벌어지곤 한다.

스웨덴 직장인들은 휴가를 위해 열심히 일한다는 우스갯소리를 즐겨한다. 하루에 보통 100여 건에 이르는 이메일을 처리한다. 그렇다고 우리처럼 매일 같이 야근을 하는 것 아니다. 휴가와 저녁 시간에 충분히 개인의 시간을 갖고 가족과 함께 쉬며 머리를 식힌 만큼 업무시간에는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약간의 여담을 곁들이자면 평소 근무시간에는 워낙 바쁘다보니 외부 문의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주기 어려울 경우에는 응답을 무한정 미뤄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우리 기업들이 스웨덴 기업과 거래할 때에 주의할 부분이다. 거래를 제의하는 메일을 보내놓고 답변을 독려하는 것은 바이어를 짜증나게 만든다. 세 번 독려할 일을 인내심을 가지고 한 번 정도로 줄이는 것이 점수를 따는 일이라고 하니 참고 할만하다.

다시 스웨덴 직장인들의 삶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요지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무역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스웨덴의 노동생산성(근무 시간 당 GDP)은 55.28로 우리나라(32.31)에 비해 41.55% 높다. 현지 직장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매일 같이 야근을 하지 않고 가족, 애인, 친구와 함께 저녁과 휴일이 있는 삶을 즐기면서도 투입 대비 높은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직장인들의 저녁 있는 삶에 대한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삶의 질에 대한 문제인 동시에 노동생산성을 문제이고 최종적으로 ‘나라가 잘 사는’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회사 중심의 우리 문화를 당장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가 100~200년에 걸쳐 이룬 것을 60년 만에 이룬 우리나라의 저력을 믿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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