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와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투어 내에서 대표적인 '앙숙'이다. 나이는 75년생인 우즈가 5살이나 많다. 하지만 공격적인 성향의 가르시아가 과거 우즈의 신경을 건드리는 언행을 여러 차례 해 불편한 관계가 됐다. 가르시아는 모국 스페인에서도 '끓기 전에 넘친 X'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이다. 우즈와 가르시아는 9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지면서 줄곧 신경전을 벌여 왔다. 대표적인 충돌은 2013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때였다. 둘은 3라운드 때 같은 조로 플레이했다. 2번홀(파5)이 문제였다. 우즈의 티샷이 왼쪽으로 휘어 나무 사이로 들어간 반면 가르시아의 티샷은 반대편인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두 번째 샷을 한 곳은 서로 보이지 않는 위치였다. 가르시아가 두 번째 샷을 하려는 순간 우즈 주변에 모인 갤러리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백스윙을 하던 가르시아는 이 소리로 인해 미스샷을 했고 보기로 홀아웃했다.가르시아는 이날 악천후로 2시간 가량 경기가 중단됐을 때 TV 인터뷰를 통해 이를 공개비난했다. 가르시아는 “내가 백스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즈가 (의도적으로)우드를 꺼내 들어 주위에 있던 갤러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고 말했다. 우즈의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손해를 봤다는 불평이었다. 우즈는 이에 대해 "가르시아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진행 요원으로부터 '이미 가르시아가 샷을 했다'는 말을 듣고 한 행동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가르시아는 2주 뒤 열린 유러피언투어 시상식 도중 인총차별적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가르시아는 시상식 진행자가 “6월 US오픈기간 중 우즈를 초대해 저녁식사를 대접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매일 프라이드 치킨을 대접하겠다”고 답했다. 프라이드 치킨은 미국에 사는 흑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종종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여론의 비난이 높아지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가르시아는 “내 발언으로 인해 공격을 받았다면 사과한다”는 성명을 냈다. 우즈는 이에 대해 트위터에 “가르시아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상처받았다”고 했다. 가르시아는 이후 “농담한다는 게 어리석은 말이 됐지만 인종차별적 의도는 없었다. 다음에 만나면 악수하겠다”고 했다. 둘은 US오픈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으나 감정의 앙금까지 털어내지는 못했다.이들이 12일 열린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플레이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들의 맞대결에 대해 별도의 기사를 게재할 정도로 관심이 컸다. 가르시아는 3라운드를 앞두고 트위터에 "우즈와 난 좋은 친구다. 서로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오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즈가 경기 도중 가르시아를 살갑게 대하지는 않았다. 이번 맞대결에서도 승자는 우즈인 듯 하다. 우즈가 4언더파, 가르시아가 1언더파를 쳤다. 우즈가 두달 간의 공백 끝에 컴백한 것까지 따지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어찌 보면 둘 다 승자이기도 하다. 오버파를 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2년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때는 우즈가 71타, 가르시아가 72타를 쳤고 그 해 또 같은 조로 격돌한 BMW챔피언십에선 우즈가 66타, 가르시아가 69타를 쳤다. 이번 마스터스 맞대결까지 둘의 22차례 전적은 우즈가 15승 3무 4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게 됐다. 가르시아가 찔락거린다는 느낌은 이번에도 지울 수 없다. 참고로 '찔락거리다'는 '까불다'의 울산 사투리다. [헤럴드스포츠=이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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