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무시·신호위반 예사…작년 10만건 육박 매년 증가세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조모(75) 씨는 얼마 전 오토바이 때문에 큰 사고가 날 뻔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도중 신호를 무시한 오토바이에 치일 뻔 한 것이다. 조 씨는 “정말 위험하다고 느껴서 경찰에 신고하려고 번호판이라도 보려고 했는데 번호판에 새카맣게 먼지가 묻어서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도로위의 무법자인 이륜차의 불법 행태가 줄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륜차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인도주행 등으로 단속된 건수는 2012년 8만2236건, 2013년 8만8832건, 2014년 9만6892건으로 최근 3년동안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보행자들은 인도로 다니는 오토바이에 늘 불안함을 느낀다.

고등학생 최주안(17) 군은 “하루에 1~2번 꼴로 인도에서 주행하는 오토바이를 마주쳐 항상 놀란다”고 말했다.

운전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재명(60) 씨는 “오토바이가 차들 사이에서 틈만 나면 들이대는데 무조건 피해가는 게 상책”이라면서 “주변에서 ‘오토바이랑 사고 나면 차가 항상 손해다’라는 말을 들어서 오토바이가 시야에 들어오면 최대한 속도를 낮춘다”고 혀를 내둘렀다.

택시기사 성호영(53) 씨는 “요즘은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오토바이를 몰아서 너무 불안하다”며 “낮에는 단속을 하니까 덜한데 밤에는 말도 못한다. 1주일에 1~2번 씩은 꼭 사고 위험을 겪는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이륜차 및 원동기장치자전거 교통사고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 5만2748건에 달했다. 3년동안 부상자만 5만8773명, 사망자도 2008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무법 행태가 ‘배달문화’와 ‘빨리빨리’ 문화에서 빚어진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배달하는 사람, 퀵서비스 등 업무로 오토바이를 모는 사람들은 결국 신속하게 이동하는 게 경제성, 수입과 직결되다 보니 안전을 등한시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로교통공단 오주석 연구원은 “도로가 차로 꽉 막혀 있는 경우 틈새로 다닐 수 있다는 이륜차의 장점이 부각된다”면서 “이륜차 운전자들은 ‘내가 왜 굳이 이걸 기다려야 하나’라고 생각하게 돼 차 사이를 비집고, 신호를 위반하고, 인도로 올라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찰 단속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도로교통공단 이원영 연구원은 “단속만 갖고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고 면허시험 단계에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안전교육이 중고교에서 교과로 존재하지 않고 그나마도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단속하다가 사고가 나면 골치가 아프기 때문에 일선 경찰들이 더 적극적으로 단속을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신고를 해야지만 오토바이의 불법 운전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두헌ㆍ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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