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시티팀 = 김효태 칼럼니스트]4.29 재보궐이 끝났다.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새누리당이 수도권 3곳에서 승리해 최고의 결과를 얻었으며, 새정치연합은 한 곳에서도 이기지 못했다. 또한 광주 서구(을)은 무소속 천정배 후보의 ‘야권 개편론’이 통하면서 천 후보가 압승을 거두었다.이번 재보궐은 새누리당과 김무성 대표에게는 간담이 서늘했던 판이었다. 반면, 야당은 으레 그 모습이었다.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정부의 계속된 실기와 함께, 때 맞춰 터져준 성완종 리스트 건이라는 최대의 호재가 발생했음에도 이러한 결과를 보여주고 말았다. 이번 선거는, 현 정부가 새정치연합에게 재보궐 선거를 거저 가져다준 판이라고 해도 될 만큼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결국 새정치연합의 한계만 또 다시 확인한 셈이 됐다.새정치연합은 성완종 리스트 건에 대해 이상하리만치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대응을 보여줌으로써, 정권의 반대표를 끌어오지 못했다. 인천 서구을강화에서는,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갖고 있는 결점으로 인해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역전 되기도 했지만 결국 패하고 말았다. 성남 중원에서는, 애초부터 새누리당 후보의 인물 경쟁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성남 중원이 야권에 호의적인 지역임을 감안한다면, 경쟁력 높은 인사로 과감하게 전략공천을 하면서 성완종 게이트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있었다면 충분히 승리가 가능한 곳이었다.관악(을)의 경우는, 야권표가 분산되었다고 하고 싶겠지만 정동영 후보의 탈당과 출마는 결국 새정치연합이 초래한 것이다. 애초에 경쟁력이 높은 후보를 공천해 경선에 대한 잡음을 만들지 않았다면, 틈새를 노리지 못한 정동영 후보가 출마를 하지 못하면서 새정치연합 후보의 승리로 이어졌을 것이다. 광주 서구(을)은 새정치연합에게 그야말로 참혹한 결과를 안겼다. 새정치연합과 친노 진영의 호남 홀대와 야당 역할 부족 등을 꼬집으며, ‘호남 중심에 새로운 야당세력’을 강조한 천정배 후보에게 시종일관 열세를 면치 못했다. 천정배 후보와 새정치연합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무려 22%p나 달했다.[‘승리하는 야당’의 구호는 어디 갔나?]지난 2월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는 야당’을 기치로 당권도전에 성공한 문재인 대표는, 재보궐 시작부터 전패를 운운하면서 자신이 강조한 ‘승리하는 야당’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재보궐 승리보다는 자신의 대권 지지율에 관심이 더 많아 보였다. 문재인 대표가 말했던 ‘승리하는 야당’은, 당권 경쟁에서의 승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선거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를 놓고 얘기해야 한다. 과정이야 어떠하든 결과가 과정을 대변하는 것이다. 작년 7.30 재보궐 이후 사퇴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도 과정에 대해서는 각자가 나름에 변명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만약 문재인 대표가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이유를 들며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차기 총선을 앞두고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위기를 초래할지도 모른다.지금의 새정치연합은, 지난 전당대회 때 있었던 갈등과 분열의 요소의 봉합은커녕 활짝 열어놓은 상태로 지나왔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있었던 주요선거들의 패배는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는 문재인 대표로 대변되는 친노 진영과 비노 진영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이다. 새정치연합 소속의 국회의원과 기존 정치인들은, 당의 융합과 정권교체보다는 자신들의 국회의원직과 지역구 유지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오죽하면 ‘130명의 정치 자영업자들 모임’이라는 얘기까지 듣겠나?[야권 개편의 서막?]새정치연합은 선거 기간 내내 ‘야권 분열’을 운운했다. 그러나 관악(을)을 제외하고 보면, 새정치연합과 기타 야당 후보들의 득표수를 다 합치더라도 1등 후보(당선자)의 득표수(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새정치연합이 주장한 ‘야권분열’은 곧 ‘야권연대’를 의미하는 것인데, 이제는 야권연대가 돼도 이길 수 있는 곳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결국 이제 야당들에게는, ‘야권분열’이 아니라 ‘야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자도생을 모색해야할 시기가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새누리당은 위태위태해 보이면서도 선거마다 승리를 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세력이 출현하면서, 위기 때마다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새정치연합은 제대로 된 야당 역할은커녕, 현 정권이 그냥 바쳐다 준 기회마저도 ‘줘도 못 먹는’ 정당-정치세력이 돼버렸다. 이번 재보궐 결과는, 야권에 새로운 세력이나 신당의 태동을 재촉하는 또 하나의 촉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새정치연합은 머리가 많이 복잡해질 것 같다.‘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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