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흑인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뉴욕, 시카고, 보스턴 등에서도 동조시위가 열리는 등 볼티모어 사태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커지는 모습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에서는 수 천 명이 모여 사법정의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보스턴에서도 소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수도인 워싱턴D.C.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시카고에서는 전날인 28일 밤 시카고 경찰청 앞에 4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경찰의 공권력 남용과 과잉 진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큰소요가 발생했던 미주리주 퍼거슨에서도 28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동조시위와 소요사태가 이어졌다. 곳곳에서 총성이 울린 가운데 2명이 총상을 당했으나 시위와 연관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울러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등지에서도 동조시위가 벌어졌다.
CNN은 이날 미국 전역에서 볼티모어 사태를 계기로 경찰 과잉 진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도 각 지역의 시위 참가자들이 “볼티모어 시민들의 입장을 지지한다”며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현재 트위터에는 ‘볼티모어 시민을 지지한다’와 ‘프레디 그레이’란 해쉬태그가 시위현장 모습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폭동사태가 발생한 볼티모어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시위는 초기에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폭력적으로 변질되어 편의점을 약탈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폭력 시위를 벌이는 시위참가자를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날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미국프로야구(MLB) 경기는 관객의 안전을 우려해 MLB 사상 처음으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현지 언론에서는 “볼티모어 사태를 퍼거슨 사태의 연장선 상에서 바라보는견해는 잘못된 것”이라며 “단순히 ‘흑인 범죄자와 백인 경찰’ 문제가 아니라 공권력에 대한 미국 전역의 불만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차기 유력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까지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에 따른 비무장 흑인의 사망이 발생한 미주리 주 퍼거슨, 뉴욕 스태튼아일랜드, 볼티모어를 차례로 언급하면서 “어머니, 할머니로서 뿐 아니라 시민이자 인간으로서 이들 젊은이와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볼티모어 폭동’에 대해서는 “폭력을 중단돼야 한다”며 “지역 주민은 법에 대한 존중이 있을 때, 그리고 법으로부터 존중을 받을 때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달라”고 자제를 호소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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