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손글씨에 빠진 2030 직장인 유통가 타깃마케팅…문구매출

#1. 디자인회사에 다니는 이수진(28) 씨는 요즘 퇴근길에 종종 문구점을 찾는다. 컬러링 북에 사용할 색연필과 마카를 사기 위해서다. 이 씨는 “원하는 색을 구매해 나만의 그림을 완성하는 보람이 있고 스트레스도 해소된다”고 했다.

#2. 직장인 김지수(32) 씨는 주말이면 캘리그라피 스터디 모임에 나간다. 책 속의 인상 깊은 문구나 좋은 글을 쓰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김 씨는 “손으로 쓰는 글만의 매력이 있다”며 “작성한 문구를 보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위안을 받는 기분이다”고 했다. 최근 2030 직장인을 중심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를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들은 숨막히는 컴퓨터 키보드 대신 펜과 붓을 잡는다. 컬러링북<사진>에 색을 채워놓고 손글씨를 쓰는 아날로그적 취미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이른바 ‘킨로그(Kinlong)’ 라이프다. 킨로그는 친척의 킨(Kin)과 아날로그(Analogue)의 합성어다.

이미 킨로그 라이프에 대한 관심은 용광로처럼 달궈졌다.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캘리그라피’ 태그로 올라온 사진이 한달 사이 5000건이 넘었고, ‘손글씨’ 관련 태그도 이미 4000건 이상 공유됐다.

킨로그족의 증가는 문구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스마트기기의 확신으로 모습을 감췄던 물감, 색연필, 크레파스, 스케치북 등 문구류의 판매가 다시 기지재를 펴고 있는 것이다.

1일 옥션에 따르면 올해들어(1월1일~5월21일) 사인펜과 색연필 판매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48% 증가했다. 색지나 도화지는 34%, 크레파스는 37%, 유아동스케치북은 37% 판매가 늘었다. 또 킨로그 라이프의 대표적인 취미활동인 컬러리북의 경우 1년 새 판매량이 87% 증가했다.

문구전문업체 모나미의 2015년 상반기 펜 문구류 매출도 지난해 동기간 대비 약 10%가 늘었다. 모나미 관계자는 “캘리그라피 용도로 자주 찾던 붓펜 외 다양한 색상 라인업을 갖춰 꾸미기와 드로잉에 적합한 제품의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며 “최근 불고 있는 컬러링북 열풍과 손글씨 취미로 관련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킨로그 라이프 확산에는 취미활동을 위한 가치소비 증가, SNS의 대중화 등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들의 학습 놀이로 생각됐던 색칠공부가 어른들의 놀이로 자리잡고, 자신의 손글씨가 SNS상에서 공감되고 확산되면서 이러한 킨로그 문화가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력을 갖춘 2030 직장인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이들의 취미활동을 위한 가치 소비에 주저없이 지갑이 열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