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ㆍ김현일 기자]‘사막의 배’라고 불리는 낙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의 사막에서 유일한 운송 수단이다. 최근 낙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바이러스의 매개 동물로 지목되면서, 낙타 거래나 낙타 관광 상품이 상당히 줄고 있다. 하지만 낙타가 메르스를 전염시킨다는 의혹에도 ‘낙타 경주’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초 사우디에서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하는 긴박한 와중에도 낙타 경주 대회는 중단되지 않았다. 낙타 소유주들은 오히려 낙타가 메르스 매개체라는 의혹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반박하는 실정이다. 낙타 대회를 찾는 관중도 줄지 않았다.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마르뭄(Al Marmoom) 축제 기간 중에 열린 낙타 경주 대회도 성황리에 경기를 마쳤다.

낙타 경주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주로 낙타 경주를 즐기는 중동의 왕가와 부유층이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크지 않은 탓이다. 사우디와 UAE의 노동자 계층이 주로 병원 안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반면, 부유층은 폐쇄적인 생활을 하는 덕분에 바이러스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낙타는 오래 전부터 아랍 부호들의 사랑을 받아온 동물이다. 중동 국가의 부호들은 수십년간 낙타 경주를 즐겼으며, 낙타를 애완동물로 키우고 낙타 고기를 먹는 것을 부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낙타 경주의 경우 1990년대부터 사우디와 카타르, UAE 등 중동 지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일반적으로 낙타는 마리당 수백만원 정도에 거래되는데, 경주용 낙타의 몸값은 승률에 따라 100만달러(한화 11억원)를 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두바이 왕가는 1000마리가 넘는 경주용 낙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AE 두바이 왕자인 셰이크 함단 빈 모하메드 알 막툼(Shekh Hamdan bin Mohammed Al Maktoum)은 2008년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낙타 선발대회에서 암낙타 한 마리를 272만달러에 구입하는 등 낙타 10여마리를 구매하는 데 모두 4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쓰기도 했다.

두바이 통치자(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부통령)의 둘째 아들인 함단 왕자는 UAE 부총리인 ‘만수르’(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의 처남이다. 낙타 고기도 소나 닭보다 귀한 고급 요리에 속한다. 중동 지역에서 낙타요리는 자신의 전 재산을 내놓는다는 의미로, 손님에 대한 최고의 대우를 뜻한다. 특히 신선한 낙타유는 건강식품으로 인식돼, 최근 사우디에서는 낙타 옆에서 낙타유를 바로 짜서 먹는 것이 유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