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드라마계의 ‘어벤져스’ KBS2 ‘프로듀사’가 6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한 종영이며, KBS 드라마국 제작의 미니시리즈가 지난 몇 해간 단 한 번도 내지 못했던 수치다.
KBS 2TV 금토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극본 박지은, 연출 표민수 서수민)가 지난 20일 방송된 12회 ‘장수예능프로그램의 이해’ 편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5월 15일 첫 방송 이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을 기록한 ‘프로듀사’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집계에서 수도권 기준 17.9%, 전국 기준 17.7%(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TNMS에선 수도권 기준 20.4%, 전국 18.2%로 자체 최고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프로듀사’는 KBS 예능국에서 기획, 제작한 첫 번째 ‘예능드라마’로 초호화 캐스팅으로 출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야심찬 기획에 회당 4억원에 달하는 높은 제작비를 들인 ‘프로듀사’는 지상파 방송사의 입장에선 일종의 금기를 깬 도전이었다.
‘장르의 영역’은 파괴됐다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업무 분담을 이어가는 지상파 방송사가 케이블 채널이 먼저 시도했던 방식의 예능드라마를 선보였다. 예능국 제작의 드라마인데, ‘별에서 온 그대’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와 함께 김수현은 물론 차태현 공효진 아이유까지 캐스팅한 막강한 저력으로 드라마는 시작됐다.
이 드라마는 태생부터 성과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드라마였다. 드라마 한 편으로 낼 수 있는 상업적인 효과는 물론 PD들이 손에 쥐고 발발 떠는 시청률 성적표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져야만 하는 분위기가 관계자들 사이에서 조성됐다.
이미 방송 전부터 ‘프로듀사’는 중국 수출 및 PPL(간접광고), 광고 등으로 막대한 매출을 기록했으나, 시청률은 미지수였다.
앞서 ‘금토드라마’를 편성하며 이 시간대에 변화를 모색하고자 했음에도 전작들은 2~3%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방송 시청률의 예상에서도 그리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으나 ‘프로듀사’는 등장부터 달랐다. 10.1%(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로 출발했던 ‘프로듀사’는 최종회까지 무려 7%를 끌어올리며 수치상으로도 놀라운 성과를 거둔 셈이다.
특히 ‘프로듀사’의 시청률은 두 가지 이유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금요일 밤의 절대강자이자 누구도 감히 깨지 못했던 SBS ‘정글의 법칙’의 아성을 넘었다는 것이 그 첫 번째다. ‘프로듀사’는 ‘정글의 법칙‘보다 45분 앞서 시작하지만, ‘프로듀사’가 끝나는 시간까지 40분 가량 겹쳤다. 첫 방송부터 화제성 만으로도 기록적인 시청률로 출발하더니 ‘프로듀사’는 지난 2주 연속 ‘정글의 법칙’이라는 철옹성을 깼다. 특히 19일 방송에선 ‘프로듀사’가 13.4%, ‘정글의 법칙’이 11.0%를 기록했다.
또 다른 하나는 예능국 제작의 드라마인 ‘프로듀사’가 지난 몇 해간 KBS 드라마국에서 제작한 미니시리즈가 단 한 번도 내지 못했던 성과를 냈으며,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시청률 하향평준화가 시작된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시청률 역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물론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보다 엄격한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무수한 에피소드는 나열하지만, 드라마의 전체를 관통하는 흡인력있는 스토리는 러브라인뿐이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소소한 일상이 더해져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했으나, 전체를 놓고 보면 때로는 그 소소함이 불필요한 장면으로 시간을 때운다는 인상도 줬다.
하지만 KBS로서는 전에 없던 과감한 시도로 근래 보기 드문 히트작을 만들어냈다는 것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시청률 무덤이었던 KBS의 금, 토요일 자리에 다시 한 번 17%를 넘는 드라마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로듀사’의 인기를 이어받으면서도 뒤이어 방영하는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여전히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듀사’의 종영은 앞으로도 갈 길이 한참 남은 ‘정글의 법칙’과 ‘삼시세끼’에 희소식이 됐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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