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사건팀] 경기 수원에서 용의자 윤모(45ㆍ건설회사 임원)씨 A(22ㆍ여ㆍ대학생)씨를 납치, 살해한 과정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17일 수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윤씨는 A씨 납치 전에 2시간가량 수원역 앞 번화가 주변을 차와 도보로 수차례 맴돈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남자친구 B(22)씨는 사건 전날인 13일 오후 5시 30분쯤부터 약 4시간 동안 다른 친구 2명과 로데오 거리 음식점에서 어울렸다.
이 둘은 오후 9시 30분께 술집에서 나와 친구 2명을 보낸 뒤 윤씨 회사와 가까운 길거리에서 잠이 들었다. 윤씨 회사 주변 CCTV를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이들이 잠든 시각과 거의 동일한 시점에 윤씨는 이들이 잠든 장소를 포함해 수원역 앞 번화가를 2시간 정도 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오후 10시께 윤씨는 회사건물에서 나와 몇 분간을 서성거린 뒤 오후 10시 20분께 자신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했다.
윤씨는 20분 뒤 다시 차를 회사 주차장에 세웠다. 2분 뒤 그는 다시 차를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번화가 주변에 있다가 5분 뒤인 오후 10시 50분께 윤씨는 다시 차를 회사에 주차했다.
건물을 빠져나온 그는 회사 주변을 맴돌다가 6분 뒤 다시 CCTV에 모습을 나타냈다.
오후 11시 15분 다시 차를 갖고 나간 그는 피해자 A씨를 납치해 차에 태운 뒤 14일 회사로 돌아왔다. 당시 시각은 오전 0시께였다.
용의자 윤씨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0시까지 2시간여 동안 무려 8차례나 회사 주차장을 들고나길 반복한 것이다.
경찰은 용의자의 이런 범행 전 행적으로 미뤄 피해 여성을 포착하고 주변을 배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A씨 이외 다른 술취한 여성 등 범행 대상을 물색한 행동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은 계획성 여부에 대해 “주변 CCTV 영상을 더 확인해봐야 결론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윤씨는 건물 3층 남자 화장실에서 A씨를 성폭행하려 했고, A씨가 완강하게 저항하자 목 졸라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로 화장실은 변기와 바닥을 접착하는 석고가 모두 떨어진 상태였는데, 이는 격렬한 몸싸움의 흔적으로 추정된다.
오전 1시쯤 지하주차장 CCTV 화면에는 윤씨가 자신의 승용차 조수석에서 김씨 시신으로 보이는 물체를 트렁크로 옮겨 싣는 장면이 담겼다.
윤씨는 시신을 트렁크에 실은 뒤 곧바로 평택 진위면으로 이동해 시신을 배수지 인근 풀숲에 버렸다.
이어 용인의 자택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오전 4시쯤 집을 나서 다시 평택에 들른 뒤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충주를 거쳐 원주로 이동한 사실이 CCTV 분석에서 포착됐다.
경찰이 용의자로 지목한 윤씨를 추적하는 동안 그는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원주의 한 저수지 부근에서 나무에 목을 매 자살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여대생 A씨의 시신은 15일 오전 9시 45분쯤 경찰에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성범죄 전과가 없었고 아내와 중학생 아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유서도 남기지 않았다. 가족 등에게는 범행에 대해 말하지 않고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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