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학봉 국회의원 성폭행 의혹속…보험설계사등 성범죄 위험 노출 ‘영업직=잘노는 여자’ 편견 여전…잘못된 남성문화부터 바뀌어야
“상당수 보험설계사가 여성이다보니 영업을 하면서 다양한 성차별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요. 보험설계사라는 특정 직업명이 언론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보험설계사는 호텔까지 가 영업을 하는 사람’이란 인식이 생길까봐 걱정됩니다” 10여년간 보험업에 종사해왔다는 안모(62ㆍ여) 씨는 최근 심학봉(경북구미갑) 의원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이같은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가뜩이나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칫 영업직 여성에 대한 편견이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심 의원의 성폭행 의혹이 세간에 알려지며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선 보험설계사의 위상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일각에선 보험설계사인 피해 여성이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 “원래 영업하는 여성들이 잘 놀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 이에 보험설계사 뿐 아니라 상당수 영업직 여성들까지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업직 여성에 대한 인식은 ‘드세다’, ‘잘 논다’ 뿐 아니라 ‘웃음팔고 영업한다’ 등 상당히 부정적이다.
주부 이모(40ㆍ여) 씨는 “남편에게 보험설계를 하겠단 얘기를 하니 정색을 하며 보험하는 여자들은 다 ‘그런 여자’들이라며 반대했다”고 말했다.
편견은 실제 영업 현장에서도 적잖이 작용한다. 보험설계사 변모(45ㆍ여) 씨는 “작년에 개척영업을 하는데 어떤 자영업자가 ‘애인 없냐’고 물으며 보험도 들어주고 이것저것 사줄테니 연애하자고 하더라”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설계사도 “보험설계를 받아놓고 계속 가입을 미루다가 밤만 되면 전화해서 밥 먹자는 남성도 있었다”며 “이런 일은 다반사”라고 말했다.
중고차 딜러 등 다른 영업 분야에서도 희롱은 비일비재하다.
서비스 직이 일방적인 성희롱 성추행 등에 노출된다면, 영업직 여성들은 ‘하나 팔아줄테니 데이트 하자’는 등 은근한 선택을 강요당한다.
중고차 판매 딜러 이현주(37ㆍ여) 씨는 “전화로 상담을 할 때마다 ‘만나면 밥 먹고 술도 한 잔 할 수 있느냐’고 묻는 남성분들이 상당히 많다”며 “노골적으로 애인해달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어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씨는 “여자라는 이유로 전문성을 무시당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가운데 영업직 여성들은 “일부 여성들이 실적 등에 쫓겨 원치 않는 선택을 하는 경우도 실제 없지 않지만, 소수의 일탈로 다수를 판단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주장한다.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여성도 남성도 마찬가지인데 유독 여성의 웃음만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주장도 적잖다.
이에 대해 안이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많은 남성들이 아직도 여성을 일하는 존재 이전에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남성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교수는 또 심 의원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시선을 언급하며 “폭력의 피해자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성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 ‘성(性)’ 폭력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지혜·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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