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자국은행 대형화를 추진하는 인도네시아 정부 지원 아래 국내외 은행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최근 둔화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경제를 감안할 때 주의가 요망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3년 인도네시아의 뱅크 메트로 익스프레스 지분 40%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6월에는 CNB의 지분 75%를 인수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2012년 뱅크 소다라의 지분 33%를 인수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 것은 비단 국내은행만은 아니다. 일본의 J트러스트 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의 예금보험기구가 소유한 뱅크 무티아라의 지분 99.99%를 인수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고 스미토모 금융그룹은 2차례에 걸쳐 총자산 15위의 뱅크 BTPN의 지분을 40% 인수했다. 중국건설은행 역시 중형급 현지은행 인수에 나섰다. 김상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열띤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전은 자국 은행의 대형화를 추구하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은행 총자산의 비중은 40% 수준으로 싱가포르(286.6%)는 물론 국력이 비슷한 말레이시아(250.0%), 태국(136.5)과 비교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현지 금융당국은 10년 내에 은행 수를 50% 감축키로 하고, 40%로 제한됐던 외국계 금융사의 현지은행 지분 인수율을 두 개 이상의 은행을 인수 후 합병할 경우 완화키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은행 대형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건 것은 아세안경제공동체(AEC)의 올해 말 출범을 대비한 것이다. AEC는 아세안(ASEAN) 10개국이 인프라 구축과 지식재산권, 조세 등 제도적 연계성을 높여 단일 시장을 구축,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 빼앗긴 외국인 투자를 되찾겠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역내 국가를 잇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자국 은행산업의 역량은 AEC 내 주도권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인도네시아 통계국은 5일(현지시간) 2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4.67% 늘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동남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각종 경기 부양책에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내건 임기 내 7% 성장률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 역시 한때 달러당 1만3553루피아를 나타내면서 1998년 8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국내 은행이 추가적인 M&A를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여 모바일뱅킹 서비스 확대 등 우회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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