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정부가 27일 발표한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으로 ‘가계대출 축소’가 아니라 ‘대출구조 개선’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일정 수준의 가계대출 증가는 내수진작을 위해서 불가피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늘어난 가계부채는 57조5000억원. 이는 전년보다 6% 늘어난 수준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웃돈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의 일환인 생애최초 주택자금 대출이 1조100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7배가 증가하는 등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가계대출을 줄이게 되면 겨우 불씨가 살아난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붓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총량을 감축하는 것보다 변동금리ㆍ일시상환 등으로 과도하게 몰린 가계부채를 고정금리나 비거치식 분할상환 등으로 유도해 만기 상환 위험은 줄이고 금리 변동에는 덜 영향을 받도록 하는 것이 낫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은행권의 주담대출에서 고정금리 및 비거치식 분할상환이 차지하는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현재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중이 각각 15.9%와 18.7%임을 고려하면 4년 동안 비중을 배 이상 높여야 한다.
이와함께 그간 주담대출 구조에 대한 정부 관리가 없었던 보험권과 상호금융권 역시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보험권은 지난해 말 현재 비거치식분할상환 대출비중이 26.1%였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2017년 말까지 은행과 같은 수준인 40%로 확대하기로 했다. 상호금융권의 경우 비거치식 대출비중이 2%에 불과해 확대 목표를 15%로 다소 낮게 잡았다.
정부는 취약 계층 중 하나인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바꿔드림론 자격을 완화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 고금리 대출을 20% 이상에서 15% 이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재 연 1%인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대출(옛 총액한도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5000억원인 한도는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 15~20%의 금리로 받은 대출액이 2조7000억원 내외인 만큼 해당 대출을 받은 영세자영업자가 금리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15~20%의 대출금리가 8~12%로 전환돼 연간 3~12%포인트가량 금리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제2금융권의 차주에 대해서도 채무를 장기ㆍ고정금리ㆍ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은행권 주담대출로 대환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정부는 관련 재원 마련을 위해 한은과 함께 주택금융공사에 4000억원 가량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또 주금공은 주택저당증권(MBS) 잔액을 53조7000억원에서 100조2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은 역시 이에 맞춰 국채ㆍ통안증권·ㆍ정부보증채 등인 공개시장조작(RP매매) 대상 증권에 주택금융공사의 MBS를 추가하기로 했다. 국민주택기금 등 공적기금의 MBS 시장조성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은은 주택금융공사 출자 금액 등 세부사항의 경우 구체적인 시행안을 마련한 뒤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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