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의 평균자책점과 11승 2패의 성적.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팀은 그가 선발 등판했을 때 16승 7패(.696)라는 놀라운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토론토 승리의 아이콘, 드류 헛치슨(24)의 이야기다. 헛치슨이 ‘또’ 승리를 따냈다. 12일(이하 한국시간) 로저스센터에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헛치슨은 7이닝 4피안타 2실점 호투로 시즌 11승째를 기록했다. 11승은 헛치슨이 지난해 기록한 한 시즌 개인 최다 승수와 타이 기록이다. 좀처럼 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사나이다. 시즌 2패는 잭 그레인키(다저스), 네이선 이오발디(뉴욕 양키스)와 함께 최소패 타이 기록. 11승 2패(.846)의 승률 역시 이 두 선수와 함께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공동 1위 기록이다. .846이라는 승률이 기묘하게 다가오는 것은 역시 그의 높은 평균자책점 때문이다. 5.26의 평균자책점은 규정 이닝을 채운 93명의 선발 투수 중 88위의 성적이다. 퀄리티 스타트는 24번의 선발 등판 중 단 7번. 확률은 29.1%에 불과해 91번째로 낮은 수치다. 헛치슨이 높은 평균자책점에도 많은 승수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역시 풍부한 득점 지원 덕분이다. 이날까지 그의 9이닝 당 득점 지원은 7.92점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올 시즌 토론토는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방망이의 팀. 하지만 헛치슨이 등판하는 날에는 그 파괴력이 유독 두드러지고 있는데, 시즌 평균 득점이 5.27점으로 1위에 올라있는 토론토는 헛치슨의 등판 경기에서는 6.63점을 뽑아내고 있다. 이에 헛치슨은 본인이 마운드에서 크게 무너지는 날에도 좀처럼 패전을 기록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헛치슨은 8번의 등판에서 5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8경기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7.16. 하지만 그의 성적은 1승 1패에 불과하다. 직전 등판인 지난 6일 미네소타전에서는 7실점 승리투수가 됐으며, 6월 13일 보스턴 원정 등판에서는 2.1이닝 8실점을 하고 1-8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팀 타선의 폭발로 13-10 역전승을 거두면서 패전을 면하기도 했다. 풍족한 득점 지원 덕분에 헛치슨은 올 시즌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7번의 경기에서 5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호투에도 패전을 기록했다’라는 기사 문구는 그에겐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11승은 12승을 기록 중인 마크 벌리에 이은 팀 내 2위 기록. 3.21의 평균자책점으로 10승 6패를 기록 중인 마르코 에스트라다,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6승 10패에 그치고 있는 R.A. 디키의 팀 동료들을 감안하면 헛치슨의 올 시즌 행보는 행운의 아이콘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날 헛치슨은 평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4점을 지원 받는데 그쳤다. 토론토 타선은 6안타에 그치며 최근의 화력을 이어가지 못했으며, 득점권에서 9타수 1안타로 답답한 공격을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오클랜드 수비진은 2회 실책 두 개로 3점을 헌납하며 헛치슨이 괜히 행운의 사나이가 아님을 입증해 주기도 했다. 물론 7이닝 2실점으로 최근 11경기 중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헛치슨의 호투가 결정적이었다. 토론토는 4-2 승리를 거두고 최근 9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극심한 투고타저의 흐름 속에, 헛치슨의 평균자책점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해도 이상 할 일이 아닌 성적이다. 하지만 그가 등판하는 날이면 팀 타선이 폭발하고, 상대가 스스로 자멸하며 토론토는 꾸준히 승수를 추가하고 있다.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 드류 헛치슨. 과연 그의 기묘한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흥미롭다.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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