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1만명의 세무사와 9000명의 변리사가 2만명의 변호사를 협공하는 ‘범 법조계’ 한판 싸움이 법조타운이 아닌 여의도에서 벌어지고 있다.
모든 변호사에게 변리사, 세무사 자격을 주도록 각각 명시한 변리사법과 세무사법 조항을 둘러싼 기싸움이다.
‘세무사 자격시험에 떨어진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까지 자동부여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가 나오면서 법이나 판례 어느 한 쪽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라, 이들 3대 직역은 생존권을 놓고 국회에서 입법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외형상 숫자는 1만9000명 대 2만명의 싸움이지만, 변리사 중 5000여명은 변호사가 되는 순간 변리사 자격을 자동으로 얻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밥그릇 싸움은 1만4000대 2만으로 보아야 맞다.
대한변리사회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등을 통해 모든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을 주는 변리사법 제3조를 폐지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특허청에 등록된 변리사 8885명 중 자동 자격을 부여받은 변호사가 5379명으로 전체의 60.5%를 차지했다. 변리사들은 변호사에게 더 이상 텃밭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현재 서명인원은 3700여명이다.
이들은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특수목적 법률전문가로서 지난 60년간 지식재산권 발전을 위해 묵묵히 일해 왔다”며 “기술과 특허를 모르는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까지 주는 것은 비정상이며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권을 훼손한다”는 뜻을 알리고 있다.
세무사들도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도록 한 세무사법 제3조를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을 입법 청원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앞서 대법원이 2012년 “세무사 시험에 떨어진 변호사는 세무사 등록을 할 수 없다”고 판결함에 따라,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제도는 법과 판례에 엇박자가 나타나고 있다. 변리사, 세무사 등 ‘특수목적 직역’들에겐 “이같은 사문화 조항의 폐지”를 주장할 중요한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세무사와 변리사들은 법안 심사를 할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중 상당수가 변호사라는 점을 몹시 경계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깐깐한 세무사, 만만한 변리사들을 분리 대응하면서 궁극적으로 모든 직역을 변호사가 맡도록 단계적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변협은 변리사들을 겨냥해 “원래 변호사 고유 영역이지만, 과거 전문기술 분야에 대해 최소한의 예외를 인정해 변리사 제도를 뒀다”며 “지금은 로스쿨에서 지식재산 분야 특성화 교육을 받은 변호사들이 다수 배출되므로 따로 변리사가 필요없다”면서 변리사제도 폐지론을 들고 나왔다.
변리사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도 부여하는 세무사법 3조의 실효성을 뒷받침할만한 내용을 여러 관련법에 적시하는 입법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과거 ‘국민과 나라의 재산과 인권을 지키겠다’는 등 마치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 하는 것 같은 인상을 풍기던 3대 ‘범 법조’ 직역들이 이제 제대로 이익단체의 실상을 드러내면서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
test10014@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