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오픈프라이머리(국민공천제)가 위태위태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치 인생까지 걸며 내건 과제인데, 정작 총선이 다가올수록 새누리당 내부 반응은 미묘하다. 대놓고 ‘절대 불가’를 외치는 이들도 없지만, 또 그렇다고 김 대표를 따라 ‘불쏘시개’로 나선 이들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조금씩 오픈프라이머리는 ‘시기상조’, ‘비현실적’이란 이견이 불거진다.
‘공천권을 국민에게’라고 현수막까지 대대적으로 내건 마당에 물러서기란 쉽지 않다. 국민공천권이란 명분을 대놓고 반대하기도 논리가 빈약하다. 찬성하는 편도, 반대하는 편도 모두 뭔가 애매하다. 그래서 대놓고 싸우는 게 아니라 마치 신경전을 펼치는 듯하다. 오픈프라이머리를 둘러싼 새누리당의 미묘한 내홍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대놓고 반대하는 움직임은 없다. 말 그대로 ‘현실론’이다. 명분은 인정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오픈프라이머리가 이론적으론 가능해도 현실에 적용하기엔 어렵다. 해결책을 빨리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각하고 있는 해결책을 묻자 “그건 당 대표가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도 지난 18일 YTN 라디오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당론으로 채택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당내 많은 분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총선이 목전에 다가왔는데,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도 했다. 취지 자체는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단 의미다.
김 대표도 속이 답답할 만하다. 이날 김 대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기자들이 윤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자마자 “여기서 그런 말을 하지마라”고 말을 끊었다. 추도식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취지이겠지만, 행간엔 불편한 속내가 느껴진다.
김 대표에게 오픈프라이머리는 양보할 수 없는 과제다. 정확히 말하자면, 양보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됐다. 김 대표는 수차례 오픈프라이머리를 두고 “정치인생을 걸었다”, “정치인으로 남은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런 마당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접는 건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은 패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오픈프라이머리의 민감도는 극대화된다. 지금과도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 미온적인 수준을 넘어 목숨을 건 반발에 부딪히는 게 공천 룰이다.
오픈프라이머리의 현실론에는 바로 이 같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계파 게임이란 분석도 그 연장선 상이다. ‘현역 프리미엄’을 인정하는 오픈프라이머리는 결국 현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고, 이에 공천권을 놓지 않으려는 친박계를 중심으로 오픈프라이머리 현실론을 제기한다는 분석이다.
오픈프라이머리의 미래는 갈수록 불투명해진다. 야당의 반대도 넘어야 할 산인데 내부 전열마저 정비하지 못한 형국이다. 결국 접점을 찾아야 할 텐데, 명분을 유지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안 찾기가 쉬운 작업은 아니다. 당론으로 확정 짓고, 현수막까지 내걸었으니 뒷걸음질은 더 ‘모양 빠진다’.
오히려 야당이 끝까지 오픈프라이머리를 반대한다면 야당에 책임을 물을 수 있으니 새누리당에선 내심 기다리는 시나리오일 수 있다.
대안으로 100% 오픈프라이머리가 아닌 중간 단계를 거치는 대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향식 공천의 틀은 유지하되 비율 조정으로 반발을 일정부분 잠재울 수 있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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