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는 1498년 포르투갈의 한 탐험가가 해안에 상륙한 이래 약 500여 년 간 식민 지배를 받아왔다. 1975년 독립한 후에는 곧 외세까지 개입할 정도의 남북 전쟁이 발발, 국토가 황폐화됐고 기간시설도 모두 파괴됐다. 1992년 종전 후 모잠비크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가 됐다. 한동안 외국의 원조로 연명하던 중 정부 주도의 경제개혁에 힘입어 이후 20여 년 간 연평균 10%가 넘는 고성장 시대를 열어 왔다.
식민지배~내전~고성장 시대에 이르러 온 모잠비크의 역사는 우리 과거와 유사하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한국은 남북이 분단됐지만, 모잠비크는 여전히 통일국가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지하지원이 없어 가공무역을 통한 성장을 이루어 왔지만, 모잠비크는 최근 천연가스와 석탄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자원부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차이는 한국의 경제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모잠비크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그간 세계의 경제성장 엔진 역할을 해왔던 중국과 인도가 이전만 못한 모습을 보이자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주목했다. 특히 모잠비크는 아프리카 대륙 동부 해안을 따라 국토가 형성돼 있어서 아시아 국가들과 교류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글로벌 기업들의 눈에 띄었다. 또한 아프리카 최대의 시장인 남아공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알루미늄과 같은 광물자원은 물론 대량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자원부국이다. 그리고 매년 7.5% 정도의 경제성장률을 이끄는 비교적 유능한 정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이다.
외국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모잠비크의 매력은 천연가스 개발로 혁명적인 경제 성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 반면 국가 경제 환경 변화의 과실을 향유하면서 급성장할 만한 역량을 갖춘 현지 기업이 거의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야말로 무엇을 해도 성공할 잠재력을 가진 시기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과거와 비교한다면 1960-1970년대 경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미 모잠비크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는 진출한 지 수 년 만에 현지에 튼튼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고, 다른 무역회사는 자동차 조립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정부조달 사업에도 참여하면서 고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7년 모잠비크 해상가스전 지분 인수는 한국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물론 모잠비크의 미래가 온통 장밋빛은 아니다. 셰일가스, 중국의 수요부진, 이란 핵협상 타결 등으로 인한 지속적 유가 하락 추세는 천연가스 개발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S&P는 모잠비크의 과도한 정부부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내전의 상대였던 현 제1야당과는 지방자치 도입과 반군의 정규군 편입 문제 등으로 여전히 갈등의 골이 깊다. 20년 넘게 고도성장을 거쳐왔지만 GDP는 아직 173억 달러에 불과하고 1인당 GDP도 653달러 밖에 안 될 정도로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모잠비크는 잠재력을 이끌어 낼 꿈과 기회의 땅이다. 천연가스라는 기본적인 국부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외국기업들이 모잠비크로 속속 진출하기 시작했다. 중국 진출기업만 60개사가 넘고 일본도 종합상사와 자원관련 기업들이 모잠비크 전역에 걸쳐 포진해 있다.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고 멀기만 한 나라이지만 지금이라도 관심을 작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성장에 정체돼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자 하는 우리 기업에게 거의 날 것 그대로의 모잠비크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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