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예지 인턴기자]25일 새벽 발표된 남북고위급 회담 공동보도문에서 북한이 ‘목함 지뢰 사건’에 ‘유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의 반응이 뜨겁다.
사흘간 진통을 겪은 남북고위급 회담은 25일 새벽 마무리 됐다. 이날 새벽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청와대에서 발표한 공동보도문 제2항에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진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김관진 안보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누리꾼들은 ‘유감 표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우선 우리 군 장병 2명이 크게 부상당한 목함지뢰 사건에 대해 ‘유감이다’라고 말한 것은‘사과’로써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유감’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을 뜻한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빈다는 뜻의 ‘사과’와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단어 선택이다. 남에 대한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부끄럽다는 뜻의 ‘미안’과도 멀어 보인다.
한 누리꾼은 ‘유감은 사과와 다르다’는 의견을 전하며 ‘일본이 그동안 과거사에 대해 숱하게 우리나라에 유감을 표현한 것이 사과한 거냐’고 반문하며 북한의 태도에 불만을 표했다.
또 이번 보도문에서 주체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유감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 정부에 대한 사과의 표현이 아니라 사고를 당한 군 장병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는 것이다. 반면, 또다른 누리꾼은 외교에선 ‘유감’이라는 단어 자체의 뜻보다 그 앞뒤 맥락이나 표현에서 자신들의 행위를 인정하느냐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협상이 이만큼 진행된 것에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받은 표현이라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직접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마라톤 협상 끝에 받아낸 ‘유감 표명’엔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1968년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 북한은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는 표현을 써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내(김일성) 의사나 당의 의사는 아니었다’고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02년 05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68년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1ㆍ21 사태)에 대해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자격으로 방북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다. 미안한 마음이다. 그때 그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응분의 벌을 받았다”고 재차 사과했다.
한편 정치권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25일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남북고위급 접촉이 마라톤협상 끝에 오늘 새벽 극적으로 합의문을 이끌어 냈다. 다행이며 환영할 일”이라며 “남북합의가 평화와 통일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대화를 통해 당면한 군사적 대결의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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