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도주의사 없었다” 원심파기
경미한 교통사고를 내고 현장을 일시적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가해자를 ‘뺑소니’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교통사고를 낸 뒤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및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로 기소된 윤모(64)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윤 씨가 현장을 이탈하기 전 정차해 피해자들에게 보험처리를 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보험회사 직원이 도착하자 1~2분 안에 사고장소로 돌아왔다”며 “도주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들이 윤 씨에게 다쳤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고 이후 병원 진단 결과도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윤 씨가 도로교통법상 규정된 가해자의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도로교통법 54조 1항은 교통사고를 낸 가해자가 현장을 이탈하기 전에 피해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사고차량을 이동해 추가 사고 발생 위험을 막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윤 씨는 2012년 4월 4일 오후 시속 약 5㎞로 운전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하면서 피해자의 승용차 좌측 문짝을 들이받았다. 당시 현장에서 윤 씨는 보험회사 직원과 통화하느라 1∼2분 정도 떠났다가 돌아왔다.
이후 피해자들이 윤 씨에게 “술 냄새가 난다. 음주 측정을 해보자”며 경찰에 신고하자 잠시 부근 골목으로 사라졌다가 경찰이 조사를 마치고 떠난 뒤 나타났다. 윤 씨는 도주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최상현 기자/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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