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복잡한 게 없어지면 홀가분 하지요. 기분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우리말이 200여개 있는데 가장 편안하고 기분이 좋은 상태를 나타내는 최고의 단어가 바로 ‘홀가분’ 이라고 합니다.“

신동규 삼성카드 브랜드팀 팀장은 홀가분을 실용이라고 했다. 실용이라고 하면 효율지상주의로 똘똘 뭉치고 칼로 무를 자르듯 인간미도 없고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다.

한데 그는 “내게 불필요한 것은 빼고 그래서 마음이 가볍고 즐겁게 만드는 것”이 실용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새로운 개념의 실용이 최근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사라’와 같은 광고가 빅히트를 치면서다. 잘생긴 배우 대신 유해진이라는 친근하고 실용(?)적인 배우를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 수라는 평까지 받고 있다.

사실 카드 같은 금융에서 눈에 띄는 이미지를 끄집어 내기란 쉽지 않다. 금융사들이 하는 마케팅이나 광고를 본 사람들이 딱히 깊은 인상을 갖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소통하고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먼저 세팅해야 합니다. 콘셉트가 잡히고 나면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지요”

신 팀장은 이미지 마켓팅이 힘든 금융계에서 삼성카드의 브랜딩 체계를 잡은 일등공신이다.

제일기획에서 일하다 2010년 삼성카드에 합류한 그는 실용성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2011년 ’숫자카드‘를 탄생시켰다.

숫자카드는 단순한 숫자만으로 고객이 자신의 소비 성향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가장 적합한 카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예쁘지만 복잡한 디자인 보다는 해당 상품의 숫자와 대표 혜택만을 카드에 표기했다. 철저하게 실용에 집중한 것이다.

“처음 숫자카드가 나올 때만해도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내 진지해서 부담스럽다는 얘기가 나왔다. 진화가 필요했다“

신용카드가 얼마를 할인해주고 어디서 혜택을 주는지를 알려주는 소비 개념에 그칠 게 아니라 즐거움을 주는 정서적인 실용까지 만족시켜 줘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사라와 같은 광고나 홀가분 마켓 같은 문화마케팅이 바로 이같은 생각의 결과물이다.

특히 지난해 처음 시작한 ’홀가분 페스티발‘은 예상치 못한 대성황을 이루면서 올해는 ’홀가분 나이트 마켓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신 팀장은 ”페스티발하면 연인이나 친구끼리 즐기는 20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가족을 모토로 하면서 큰 호응을 얻은 것 같다“면서 ”20%가 넘는 사람들이 아이를 데리고 오는 등 30~40대의 참여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올해 나이트마켓은 한번 치러 본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더운 낮 대신 가을밤으로 시간대를 옮기고, 개인의 중고물품을 선별 판매했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온라인에서 입소문난 청년 창업자나 디자이너 등의 물건을 판매할 계획이다. 재활용품으로 만든 상품 등 사회적 기업도 포함시켰다.

신 팀장은 ”홍콩이나 동남아의 나이트 바자에서 착안했다. 우리나라의 플리마켓은 대부분 소규모인데다 젊은층 위주여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공연은 없지만 마치 해외의 플리마켓(벼룩시장)에 온듯 즐기는 느낌을 갖고 가는 게 그가 바라는 것이라고 한다.

”마케팅이 치열해지고 매체가 많아졌다. 툴(도구)도 복잡해졌다. 딱 봤을 때 쉽게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가는 게 최선인 것 같다“

소비자의 공감을 확인하기 위해 그는 매일 2~3시간씩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삼성카드 광고에 대한 댓글을 검색하고 있다. 다음엔 실용이 어떻게 진화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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