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이드라인 정하자”에 노동계 “절대 수용불가”주장

오늘 오후 4시 대표자회의 재개 개혁안 시한내 타결 불투명

자정 무렵까지 이어진 노동시장 개혁 대타협이 불발됐다. 노사정위원회 4인 대표자들이 8일 오후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히 회의를 열어 주요 쟁점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정부가 제시한 노사정 대타협 시한인 10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타협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9일 오전 “노사정 대표들이 만나 쟁점에 대한 합의를 시도했지만 노사정 간 입장차가 워낙 컸다”며 “막판에 합의가 가능할지 알 수 없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노사정 대타협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자회의에는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정부가 국회 예산안 제출일(11일) 전까지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4명의 대표들이 긴급회동을 가진 것이다. 이들은 비정규직 문제와 함께 최대 쟁점인 일반해고 지침,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에 대해 접점을 찾으려 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하고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우선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5인 미만 사업장 등에 대한 근로시간 적용제외 제도 개선방안 등은 9일 오후 2시 열리는 간사회의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정부는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비정규직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지만 노동계가 반대하고 있다. 근로시간 적용제외 제도는 5인 이하 영세사업장과 농업 부문 등에도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하는 것을 두고노사정이 시행 시점을 조율 중이다.

최대 쟁점인 일반해고 지침,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두 가지 의제는 9일 오후 4시 대표자회의를 다시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일반해고 지침은 업무부적응자나 근무불량자를 해고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두 의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자는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절대 수용할 수 없어 의제에서 배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대표자회의에서는 노사간갈등을 최소화하려면 정부의 가이드라인보다 입법 형태로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아울러 노동계가 노사정 대화에 앞서 요구했던 공공부문 임금피크제 별도 협의체 구성은 기획재정부와 공공부문 노동계 대표간 실무협의로 대체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까지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지만 노동계는 별도로 논의할 것을 주장해왔다.

노사정 간사회의와 대표자회의는 10일 전까지 계속 열릴 것으로 보이지만 노동시장 개혁에 걸맞는 대타협을 이뤄내기에는 시일이 촉박하다. 관건은 과연 노사가 기득권을 버리고 청년 실업 해소 등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대승적 차원의 합의를 이끌어내느냐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