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양영경ㆍ장필수 기자]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이어 이번엔 석패율 도입이 여야에 오르내리고 있다.
석패율제는 열세 지역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후보 중 얼마나 아깝게 떨어졌는지(惜敗)를 표로 환산해 비례대표로 구제시키는 제도다. 지역주의를 완화시킨다는 장점이 있지만, 선거에서 떨어진 의원에 또다시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선거구획정도 마무리 못한 상황에서 오픈프라이머리,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등 계속 화두만 던지는 백가쟁명식 정치개혁이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석패율제는 사실상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론”이라며 “충분히 논의 가능하고 석패율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 문제를 새누리당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도 석패율제를 당론으로 정해놓은 상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공천제 외에 석패율제도 당론으로 채택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야당이 석패율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데에 따른 답변이다.
석패율제는 일본에서 도입하고 있는 선거제도다.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가 1위와 얼마나 적은 표차로 떨어졌는지를 감안해 비례대표에서 부활 당선시키는 제도다. 지지한 후보가 낙선하면서 발생하는 사표에 다시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표의 비례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1위가 아닌 떨어진 후보에게도 기회가 다시 주어지기 때문에 승자 독식의 지역주의를 완화시킬 수 있고, 낙선을 우려해 열세 지역에 출마를 망설이는 정치인에게 새롭게 의욕을 고취시킨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유력 정치인의 낙선 방지 보험으로 악용된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목된다. 떨어지더라도 비례대표로 부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중으로 안전장치를 두는 셈이란 비판이다. 낙선해도 부활할 수 있는 비례대표 명부 작성을 두고 지도부의 입김이 한층 거세지리란 우려도 제기된다.
여야 모두 석패율제 도입에 긍정적인 기류이지만 문제는 계속 정치개혁이 계속 화두만 던져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픈프라이머리 역시 여야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까지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야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빅딜 검토’를 앞세우고 있고 여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불가능하다며 오픈프라이머리만 주장하고 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이날 “오픈프라이머리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 있으니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포함해 양당 대표가 함께 모여서 이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문 대표가 계속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기에 풀리지 않는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받지 않는 걸로 확정됐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제자리걸음이다.
야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포기하거나, 혹은 석패율제로 대안을 모색하는 수준에서 접점을 찾을 수도 있다. 혹은 여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 대안으로 석패율제를 선도적으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이 다른 방향으로 나왔는데 또다시 오픈프라이머리를 논의할 수 있다고 하고 석패율을 얘기하니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여기저기 다 꼬여 있다는 말이다.
의원정족수 및 비례대표 축소 여부와 맞물린 선거구획정안, 경선제도의 오픈프라이머리, 선거제도 개혁을 다룬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 등이 모두 얽혀 있다. 내년 4월 총선이란 시간 제한은 점점 정치개혁엔 압박이다. 일괄 타결 식의 대승적인 결단이 없다면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김 대표는 여야 대표 회동과 관련,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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