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전반전이 23일 부실ㆍ정쟁 논란을 남긴 채 마무리됐다.
정치권 안팎의 반응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는 것. 호통과 면박주기, 정부 감싸기와 눈길 끌기용 질문이 난무했지만 쟁점 현안은 떠오르지 않았다. 또 정부의 실기나 비리에 대한 굵직한 ‘한방’도 없이 여야는 서로 책임공방만 벌였다.
실제 각 상임위 국감은 파행을 거듭했다. 안전행정위원회는 국감 첫날부터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승리’ 건배사로 파행을 거듭하다 반쪽 국감으로 전락했다. 지난 21일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은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의 출석 문제로 파행을 겪다 오후 늦게서야 가까스로 재개됐다.
증인을 불러다 놓고 질문도 하지 않는 구태도 여전했다. 지난 21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서는 한국가스공사 등 8개 피감기관을 불렀지만 오전에 답변을 한 기관장은 3명에 불과했다.
상식 이하의 질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17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한국과 일본이 축구 경기를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고 물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또 유대운 새정치연합 의원은 경찰청장에게 장난감 권총 격발 시연을 요청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이처럼 부실ㆍ저질 논란이 나오는 배경에는 내년 총선이 반년 남짓 남은 특수 상황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 의원 모두 몸은 국감장에 있지만 마음은 지역구에 가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한 마디로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마다 국감보다는 지역구 관리에 여념이 없다”며 “총선을 앞둔 마지막 국감이라 ‘한방’을 터뜨려 봐야 별 소득이 없다는 식”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야당은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문제 등 내홍을 겪으며 ‘칼날’이 무뎌진 기색을 보였다. 안정민생ㆍ경제회생ㆍ노사상생ㆍ민족공생 등 ‘4생(生) 국감’을 내세우며 총선의 승기를 잡겠다고 공언했으나 전반기 국감 내내 제대로 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게다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등 차기 총선 룰을 둘러싼 갈등과 선거구획정 문제가 국감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기도 했다. 차기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제도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지역구 행사에 한번이라고 얼굴을 더 내비치는 게 낫다는 인식도 팽배했다.
여야는 전반기 국감 마지막까지도 ‘책임 떠넘기기’에 바빴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과도한 증인 채택요구 등 정치공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책임을 물은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이 증인채택을 가로막아 국감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증인 채택문제로 국정감사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복지위 국감은 자체 파행됐는가 하면 산업위는 국감 개시 후 최경환 부총리 증인 채택 문제로 정책 국감과 전혀 상관 없는 정치 공세로 국감 시간을 허비했다”고 지적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메르스 진상규명을 위해 우리 당은 문형표 전 장관, 최원영 전 수석, 김진수 비서관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여당에 요구했고, 원내지도부 사이에서 ‘증인 채택은 하지만 출석 보장은 못한다’는 합의까지 갔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여당이 (채택도) 안 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야당의 책임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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