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고3 아들을 기숙학교에 보낸 학부모 조모(46ㆍ여) 씨는 며칠 전 약국에서 두 달치 영양제를 샀다. 아들이 매주 기숙사로 떠날 때마다 영양제 5일치를 싸서 보내고 매일 챙겨 먹고 있는지 확인 전화를 건다. 고1 동생 영양제까지, 조씨는 이번에 큰맘 먹고 80만원이나 썼다.
조씨는 “요즘은 반 엄마 모임에 가면 아이들 학원 어디 보내는지 다음으로 보약 뭐 먹이는지 얘기하느라 바쁘다”라며 “아들 친구들이 매일 하나씩 홍삼이든 비타민이든 영양제를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약 한 재 안 해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22일로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2일)을 51일 앞둔 가운데, 수험생들은 지구력 싸움에 접어들고 있다.
이들을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속도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한 문제라도 더 맞히기 위해 등골 휘는 ‘쪽집게 과외’에, 집중력ㆍ기억력 향상에 좋다는 각종 영양제 공수까지, 부모들은 이중삼중으로 수험생 자녀 ‘뒷바라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치동 등 서울시내 주요 학원가에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초조한 불안심리를 겨냥한 시간당 20만원 이상의 ‘단기 고액 과외’가 기승이다.
일부 ‘스타강사’의 경우 “단기간에 성적을 올려주겠다”며 2시간 수업에 100만원 가까이 요구하기도 한다.
고 3 딸을 둔 안모(47·여·잠실3동)씨는 “3등급을 50일만에 1등급으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에 혹해 고액 과외를 신청한 학부모가 여럿 있다”고 말했다.
엄마들 사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한 ‘수험생 보약’도 이제 수능 준비 필수품이 됐다.
한의원에서 지어 먹던 ‘총명탕’이나 홍삼 등은 가장 익숙한 수험생 보약이다.
최근에는 제약사들에서 ‘수험생 집중력ㆍ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며 각종 성분을 혼합한 영양제를 내놓았다.
글루콤, 로이코비, 조아바이톤, 임팩타민, 공진단, 각종 카페인 음료 등 시판되는 영양제의 종류는 다양하다.
학부모 이모(50ㆍ여) 씨는 “아이에게 최대한 좋은 것만 먹이려고 한다”며 “여기에 더해서 혹시 영양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면서 챙겨 먹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체인형 약국에서 판매하는 A 영양제는 액상으로 포장을 뜯으면 가루약이 용해되는 형태다.
이 영양제에는 활성형 비타민, 글루탐산, 필수아미노산 등이 들어 있어 즉각적인 피로회복과 체력 보강, 두뇌 활력 기능이 뛰어나다고 광고하고 있다.
가격은 15개들이 한 상자에 3만5000원, 개당 2500원에 낱개로도 판매한다.
이 약국 약사는 “직접 마셔보니 피곤할 때 먹으면 잠 푹 잔 것처럼 몸 상태가 좋아지더라”라며 “이것 한 병으로도 안 되면 알약 형태인 B 영양제도 하나 더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비타민 주사, 태반 주사 등도 일부 수험생들에게 인기다.
내과ㆍ산부인과ㆍ성형외과 등에서 5만~10만원 선에 투여할 수 있다. 한때 서울 강남 등지에선 ‘수능 주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영양제나 주사의 효과는 미지수다. 위약(爲藥)효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건욱 서울대 약대 교수는 “실제로 기억력을 증진시킬 수 있게 중추신경을 키우는 약은 모두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만 투약할 수 있다”며 “약국에서 파는 약은 일시적인 각성 효과를 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같은 영양제는 시중에서 파는 1000원짜리 카페인 음료의 효과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lee@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