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세금도 많이 걷었는데 길거리에 흡연 부스 좀 만들어 줘야죠.”

금연 구역이 실외로 점점 확대되는 가운데 길거리 흡연부스 등 ‘흡연구역’도 마련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 당국이 각 지자체에 공을 넘긴채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79.9%가 ‘길거리 흡연구역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는 ‘흡연구역이 불필요하다’는 의견(20.1%)보다 4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특히 흡연구역 조성을 찬성하는 비율은 흡연자들(77.0%)보다 오히려 비흡연자들(80.6%)에게서 더 높게 나왔다.

실내외 금연구역이 크게 늘면서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흡연자들로 인해 비흡연자들이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흡연자 입장에서도 ‘비흡연자에 피해를 주지 않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적은 게 사실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에서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실외’ 구역은 금연거리 29곳을 포함 총 1만2141곳이다.

반면 ‘흡연부스’는 개방형과 폐쇄형을 모두 포함 26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26곳의 흡연 부스 중 자치구가 예산을 들여 설치한 건 6곳이고, 나머지는 민간이 만든 것이다.

최비오 담배소비자협회 정책부장은 “담뱃값은 올랐지만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어 담배 소비자들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며 “담배를 팔면서 흡연자들을 불편하게만 만드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 정책부장은 “담뱃값 인상 수익 일부는 흡연자를 위해서 쓰여야 하는데, 중앙 정부가 귀를 닫고 있으니 국회나 정치권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대대적인 금연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흡연 구역을 늘리기는 사실 쉽지 않다”면서 “지자체들이 각자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담뱃값 인상 이후 상반기 동안 정부가 담배로 거둬들인 세수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조2000억원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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