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졸업을 몇 달 앞둔 대학생 이지형(26ㆍ가명) 씨의 한달 생활비는 50만원이 조금 넘는다. 부모님께 받는 20만원과 이 씨가 아르바이트로 버는 30만원을 합친 액수다.
그러나 이 가운데 25만원은 옥탑방 월세비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 씨의 한달 용돈은 25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자취생인 이 씨는 이 돈으로 식비, 교통비, 여가생활비 등을 해결하고 있다.
이 씨는 “어지간하면 아침은 굶고, 가까운 거리는 운동삼아 걸어다니고 있다”며, “취업을 하면 이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쓴웃음 지었다. 주머니 팍팍한 대학생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생활비 절약을 위해 삼시세끼를 ‘학식’(학교식당)에서 해결하는 것도 모자라 이마저도 줄이겠다는 이들도 적잖다.
실제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대학생 5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학생들의 한달 평균 생활비가 36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자취 ㆍ하숙 등 부모님과 따로 생활한다는 대학생들의 경우에는 48만8934원을 지출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주거비 등을 제외한 순수 용돈으론 평균 약 22만 4000원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7400~1만2000원 가량을 오롯이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보단 그저 ‘배를 채우겠다’는 심산으로 끼니를 때우는 이들도 있다.
대부분 1500~2000원짜리 분식집 김밥이나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한 끼를 해결한다.
학식은 평균 2500~5000원 남짓한 저렴한 가격으로 ‘알찬 식사’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서울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서모(27) 씨는 “학교 주변 분식도 4000원이 넘고, 제일 만만한 게 학식이라 하루에 1~2번은 학식에 간다”면서, “어떤 날은 학식이 군대 ‘짬밥’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 대학생들 10명 중 약 3명은 물가가 오르면 ‘밥값’부터 제일 먼저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학생의 25.2%가 이렇게 응답한 것이다. 반면, ‘문화생활을 줄이겠다’는 응답자는 18.4%, ‘유흥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자는 17.3%였다.
대학생 박모(23ㆍ여) 씨는 “돈이 없다고 소소한 여유까지 포기하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 같다”며, “차라리 다이어트 하는 셈 치고 한 끼 정도는 대충 먹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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