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영화표 값으로 9000원이나 냈는데 광고까지 봐야 하나요? 영화관만 배불리는 일 같아요.” (30세 대학원생 박혜영씨)
“영화관이 먼저 광고를 틀어주는 걸 알고 있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천천히 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크게 개의치 않아요.” (28세 회사원 홍모씨)
시민단체들이 영화 시작시간을 넘겨 상영되는 광고에 대해 공익소송을 내면서 영화관 ‘강제 광고’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영화관이 과도한 광고 상영으로 부당수익을 올린다는 부정적 시각이 많지만, 실제 영화 상영시간에 관객이 맞추면 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논란이 가열되면서 법원은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영화가 10여분 늦게 시작한다는 점을 알리는 영화표 문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표에는 “입장지연에 따른 관람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본 영화는 약 10여분 후에 시작됩니다”라는 공지글이 쓰여있다.
전날 CGV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및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한 참여연대ㆍ민변 민생경제위원회ㆍ청년유니온 등은 이 같은 CGV 영화표가 ‘표시ㆍ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영화표에 기재된 영화 상영시간에 광고시간까지 포함시켜 광고에 무차별 노출시켰고, 영화 시작시간 지연 문구는 영화표를 구매하기 전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영화관 강제 광고에 대한 판례는 아직 극소수에 그친다.
지난 2004년 제기된 이와 유사한 소송에서 법원은 영화 시작시간 지연 문구 등을 근거로 “관람객에게는 광고를 보고 싶지 않으면 자리를 피하는 등 선택의 자유가 있다”면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13년에는 사법연수원생이 소송을 내 화제가 됐지만, 그해 12월 취하돼 최종 결론을 내진 못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번에도 영화관의 손을 들어줄 지는 미지수다.
참여연대 등이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영화관의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신고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공정위는 신고서 내용을 검토하고 6월부터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민변의 성춘일 변호사는 “법원이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편이다”라면서 “공정위가 표시광고법 위반에 대해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등을 내리게 되면 법원에서도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외에서도 영화관의 과도한 광고 상영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단체 등이 중심이 돼 광고 상영 금지 청원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0년 한 관객이 “20분에 달하는 영화 광고는 부당하다”면서 영화관과 영화 배급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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