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험생들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를 때입니다. 그런데 수능이 다가올수록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도 늘어간다고 합니다.
직장 내 수험생 자녀를 둔 상사들 때문인데요, 상사 아이들의 수능 선물 챙기는 것에 고충을 토로하는 회사원들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회사 업무와 잦은 야근만으로도 버거운데 상사 자녀를 챙기면서까지 회사 생활을 지속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많습니다.
또 선물이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하는데, 눈치 때문에 억지로 해야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의견도 있고요.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6년차 회사원 조모(32ㆍ여) 씨는 “회사 동료들이 부장님 아들의 수능을 챙기자고 하는데 내키지가 않는다”며 “별로 좋은 상사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하면서 회사 생활을 해야하나 하는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IT업계에 일하는 김모(34) 씨는 “2주 전에 수능 한달 전이라고 직속 차장님 자제에게 초콜릿 선물을 했다”며 “차장님이 부서원들과 그리 사이가 좋진 않지만 모른척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같이 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교육 관련 업체에 다니는 김모(29ㆍ여) 씨는 “우리회사에선 수험생도 모자라 학부모도 똑같이 고생했다고 부장님하고 아이 선물을 하나씩 따로 해드렸다”고 밝혔습니다.
직장인 신모(38ㆍ여) 씨는 “아무 생각 없이 일을 하고 있는데, 한 두명씩 고3 딸이 있는 상사에게 가서 뭔가를 드리는 걸 보게됐다”며 “그냥 모른척할까 하다가 편의점에서 초콜릿 하나 사서 드렸는데, 진짜 왜 이런식으로 마음도 없는데 챙겨야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죠.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수능 선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사우간 정을 나누는 일종의 미풍양속으로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회사원 이모(37) 씨는 “수능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큰일이라 친척들도 챙겨주고 부모님 친구분들도 챙겨드리는데, 매일 얼굴 보고 일하는 상사 자녀에게도 작은 찹쌀떡 같은 것 하나 챙길 순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수능 선전을 기원하는 선물도 시대상에 따라 변해왔습니다.
수능도입 이전 1990년대 초반까지는 선지원 후시험 방식의 학력고사 시절이었기 때문에 대학에 ‘가다’는 말보단 ‘붙다’는 말이 더 많이 쓰였죠.
이 때문에 선물도 심플하게 잘 붙으란 의미에서 엿이나 찹쌀떡을 주곤 했는데, 이것이 합격 기원 선물의 효시가 되겠습니다.
이 때는 찹쌀떡을 집에서 직접 팥을 삶고 찧어 만들기도 한 시절이었죠.
선시험 후지원 형식의 수능이 등장한 1993년부턴 언어유희형 선물이 봇물을 이뤘습니다.
시험을 잘 보라고 거울과 돋보기를, 잘 찍으라고 포크나 도끼를, 잘 풀라고 화장지와 실패 등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들어선 기분 전환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초콜릿이 수능 선물로 각광을 받게 됩니다.
그 후론 비타민제, 아로마 양초, 숙면베개, 손난로 등 다양한 실용 선물이 등장했습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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